취재진은 지난해 12월 영도의 버스정류장과 전통시장·학원가·복지관에서 만난 주민을 상대로 주거만족도를 직접 물었다. 또 영도 출신 20여 명에게 비대면 설문조사로 주거만족도와 지역애착도를 알아봤다. 10·20대와 70대 이상은 영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일자리 부족’과 ‘고령화’를 꼽았다. 아이를 낳아 기를 나이인 30·40대는 ‘열악한 생활 인프라’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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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대교 버스정류장에서 영도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이원준 기자 |
설문에 응답한 10대와 20대 대부분은 “무조건 영도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한 고교생은 “원하는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해 영도를 벗어나는 게 출세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전문직 종사자인 40대 후반 남성은 “이웃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영도에 사는 것”이라며 “아들 딸, 손자 손녀를 여기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예상했던 대로 고령층 대부분은 현재의 주거 환경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 중 상당수는 ‘만족한다’보다는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체념형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한 복지관 입구에서 만난 80세 할아버지는 격앙된 목소리로 “왜 물어보노. 어디 가서 살 데 있나. 살기 불편해도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있는 거지. 좋은 데 갈 수만 있으면 가는데 가지도 못한다. 그래서 여기에 만족하고 산다”고 말했다.
김모(78) 할아버지는 “(살기에) 불편하지. 그동안 별로 바뀐 것도 없다. 지하철이 있나, 뭐가 있노”라면서도 “지금 형편으로 다른 동네에 가서 이렇게 살 수가 있겠나. 만족하고 살아야지. 여기서 오래 살았으니 이웃 생활수준이나 나이대도 비슷해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이 나이에 이렇게 사는 게 속 편하다”고 했다.
부산시의 ‘2021년 부산사회조사’에 따르면 영도의 주거만족도는 세대별로 극명하게 나뉜다. 60대 이상은 주거환경에 ‘매우 만족’(30.3%) ‘약간 만족’(32.9%)한다고 응답했다. 만족도는 연령이 낮아질수록 떨어졌다. ‘매우 만족’만 놓고 보면 15~19세(20.9%)·20~29세(21.7%)와 60대 이상의 만족률은 10.0%포인트가량 차이 날 정도였다.
앞서 국제신문이 2015·2017·2019년 부산시 사회조사 마이크로 데이터 10만3854건을 토대로 계량화한 ‘마음의 틈새’ 지표 조사에서도 연령별 정주 만족도는 60대 이상에서 영도구가 해운대구를 앞섰다. 다만 10대와 20대의 ‘마음의 틈새’ 지표는 각 연령대(1~16위)에서 13, 11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