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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골목 새 명물, 복합문화공간 만들 것”

김대권 아테네학당 대표

  • 최혁규 기자 narrative@kookje.co.kr
  •  |   입력 : 2023-01-17 19:35:4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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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 반대에도 ‘책 모양’ 리모델링
- 돈으로 못사는 가치 보존 이바지
- 지역 활력 되찾는데 도움되길 희망

최근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건물이 들어서 화제다. ‘아테네 학당’이라 이름 붙은 이 건물은 외관에 나온 5권의 오래된 책 모양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애초 오피스텔을 지으려다 건물주가 고심 끝에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김대권 아테네학당 대표가 오피스텔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박세종 PD
갑자기 책 모양 건물을 세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행사 신양건설과 아테네학당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대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테네학당 건물에서 17일 만난 김 대표는 “처음엔 여느 부동산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피스텔을 짓고자 매입했다. 건물을 사들인 후에 일대가 부산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많은 사람이 보존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늦은 감도 없지 않았다. 이미 오피스텔을 짓기 위한 설계 도면이 완성되는 등 건축을 위한 기본 준비가 끝나 부산시에 인허가 접수를 하기 직전 단계까지 접어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임원들의 반대도 심했다. 이미 투입한 사업비는 물론이거니와 추후 리모델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 역시 불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두 달 가까운 고민 끝에 오피스텔 대신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피스텔을 지을 경우 건물 내 남아있던 책방이 문을 닫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보수동 책방골목에 남아있는 서점 수는 30여 곳에 불과하다. 1970년대 100여 곳 이나 책방이 있었던 것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다.

김 대표는 “이마저도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들이라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일대 개발붐이 일어 문을 닫게 되면 책방골목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결심 후 그는 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골목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리모델링도 이런 점을 잘 살리면 사업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김 대표는 “결과적으로 회사 내부에선 리모델링 선택에 대해서 지지하는 입장이 커졌다. 건설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오피스텔을 지었더라면 사업성이 낮았을 수도 있다”며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온라인에서도 반응이 좋아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책방골목의 상징성을 고려해 책 모양 디자인으로 외관을 보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보수동 책방 골목이 중고 서적을 파는 곳이란 점을 감안해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그림에 등장한 오래된 책 모양을 선택했다. 또 건물 내부 천장에는 아테네 학당 벽화를 그렸다.

설계와 디자인에 참여한 그는 “이 건물이 책방골목이 다시 살아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보존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이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페에 있는 넓은 공간을 활용해 문화행사, 독서 모임 등을 열어 책방골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 건물을 통해 보수동 책방골목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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