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지자체 재정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명목으로 지난 1일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한달을 맞았다. 아직 답례품을 정하지 못했거나 현실성 없는 품목으로 빈축을 사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너무 적은 기부금’ 때문에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홍보와 기부금활용 계획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행정안전부와 부산 울산 경남 등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아직 서구와 부산진구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줄 수 있다. 대부분 지자체는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내세워 기부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경남 함안군은 파수곶감, 한우세트 등을 마련했으며, 의령군은 한우(토요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부산 서구와 부산진구는 그동안 각 부서에서 답례품 목록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연이 발생해 목록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가능한 기억에 남는 답례품을 정하려다 보니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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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가 답례품으로 제공 중인 ‘e바구페이’.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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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현실성 없는 답례품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노르웨이산 고등어(부산시·사하구)가 꼽힌다. 전국 고등어의 80% 이상을 유통하는 부산인데도 외국 고등어를 답례품으로 선정하는 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답례품을 내세웠다가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다. 부산 동구(e바구페이 1만 원)와 중구(영화체험 박물관 입장권·4900원)가 그렇다. 기부 대상자가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인데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답례품으로 정한 것은 무성의하다는 의견이다.
지자체별 모금 실적은 대체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지침 등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울산시와 함안군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울산시는 앞으로 9개월 동안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따른 울산시의 대응방안’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의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한 기부희망 비율 중 울산은 0.5%로 최하위다. 이는 1.2%(16위)인 세종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출향인이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기부받는 측면에서는 불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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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가 답례품으로 제공 중인 영화체험박물관 실내 전경. 답례품은 박물관 입장권 하나다.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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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은 지난 26일 기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받은 액수가 1000만 원(100건) 상당에 그쳤다. 다른 지자체에 1인당 연간 최대금액(500만 원)의 기부가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10만 원 내외 소액 기부가 대부분이다. 함안군은 설 명절 동안 교통 요충지에 홍보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고향사랑기부제 ‘띄우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부산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고향사랑기부제를 모르는 국민이 많고, 제도를 알더라도 실제 기부로 이어지기까지는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홍보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금이 모여야 지역 소멸 위기 대응이라는 제도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모(45) 씨는 “답례품도 중요하겠지만, 기부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낸 기부금이 고향 발전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이 먼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