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 등 호응없인 추진 어려워
- 의원 무관심도 활성화 걸림돌
개인이 직접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 1년이 됐지만 부산 전역에서 관련 조례 발의가 단 1건에 그치면서 주민 참정권 보장 취지가 무색해졌다. 손쉽게 접근 가능한 제도 개선과 주민 발의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구의회의 태도 변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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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시의회 건물. 국제신문 DB |
31일 부산 16개 구군 자치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주민조례발안제에 의해 발안된 조례가 1년 동안 1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조직위)와 사단법인 부산여성회(여성회)가 ‘아동돌봄통합지원조례’에 대한 주민 동의안을 동래구의회에 제출했다. 이 조례는 지난 19일 구의회 상임위(사회도시위원회) 수리 및 각하 결정의 건이 원안 가결돼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주민조례발안제는 일정 수 이상의 동의를 받아 주민이 직접 조례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1999년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운영됐으나 청구요건인 주민 동의 비율이 높고 청구절차가 복잡한 탓에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돼 동의 비율이 낮아지고 청구절차가 간소화됐다. 자치단체장을 통해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던 것에서 주민이 직접 조례안을 제정할 수 있게 됐다. 또 광역·기초 2단계로 구분된 청구 서명요건을 인구·규모별 6단계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부산 구군은 전체 인구 중 2.85%(35분의 1)~2.5%(40분의 1) 동의에서 1.42%(70분의 1)로 완화됐다.
문제는 시민 개개인이 조례 청구를 진행하기엔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점이다. 동래구 조례안 역시 조직위와 여성회가 두 달 정도 준비해 약 4200명(청구 기준, 3267명) 동의를 받고 나서야 청구할 수 있었다. 사실상 정당·시민단체의 호응 없이는 조례 청구가 힘든 구조다. 지방의회의 주민조례발안에 대한 태도도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된다. 지난해 4월 금정구의회에 부산 1호 주민발의 조례안 ‘청년 생활지원금 지급 조례’가 상정(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전 청구)됐지만 의회의 묵묵부답 끝에 결국 폐기됐다.
부산참여연대 최동섭 집행위원장은 “주민조례발안제를 통해 상정된 안건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구의원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경대 서재호(행정복지학부) 교수는 “주민조례발안을 위해선 동의를 받고 초안을 작성하는 등 비용이 발생해 주민 입장에선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에서 비용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