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령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 1호 영예 이종환 회장에 양보
- 대기업 창업주 같은 인재 고대
올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전국에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더백산 안상문(56)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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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문 더백산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의령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안 대표가 우리나라 최초의 주식회사를 설립한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직계 후손은 아니고, 의령군 백산 선생의 먼 친척 중 한 명에 불과할 뿐”이라며 “어릴 때는 몰랐지만 어른이 되면서 백산 선생의 높은 뜻을 따라 우리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고향사랑기부제 이전에도 고향 의령에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다. 홀몸노인 집수리 사업에 1000만 원을 지원하고, 의령지역 한부모 아동을 위해 매달 10만 원씩 돕고 있다. 이번 고향사랑기부제에도 의령군 출신 최초로 참여(500만 원)했지만, 원로 기업가인 관정 이종환 회장(삼영화학그룹 창업자)에게 1호의 영예를 양보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 회장께서는 기부 금액이 1조 원에 달할 정도로 훌륭하신 분이고,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고향 선배기 때문에 당연히 1호 타이틀은 양보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무리 고향이라지만 잇따라 기부를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어린시절 겪었던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대학생이던 1993년, 우연찮게 당시 김영삼 대통령 취임식을 보러 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전국 시군구 대표 행렬에서 의령군이 마지막 끄트머리에 있었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 깃발에 의령군이 밀리는 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른 시골 구군에 비해 자신의 고향이 괄시를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
안 대표는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언젠가는 의령의 깃발을 행렬 맨 앞으로 당겨올 수 있는 지위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나이가 들면서 거창한 의미보다는 소소하게 고향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활동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뭐니뭐니해도 기부의 원동력은 고향(의령군 입산리)의 자랑인 백산 선생의 업적이다. 백산 선생은 1914년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일으켜 국내외 독립운동단체를 지원했다. 1919년 3·1운동 당시에는 의령에서 독립선언서를 배포했고, 같은 해 백산무역주식회사를 차려 상해임시정부의 자금조달에 애썼다.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고문 받았고 1943년 해방을 보기 전 순국했다. 안 대표는 “어릴 때는 몰랐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애향심이 부쩍 생겼다. 어딜 가도 고향 자랑에 앞장선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에서 조선기자재 관련 사업체를 운영 중인 안 대표는 강화된 수질기준에 맞추기 위해 수영하수처리장 장비 설치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년간의 시범운영이 끝나 조만간 사업화 여부가 결정된다.
안 대표는 “의령은 삼성·금성(LG)·효성 등 재벌가 생가가 몰려있을 정도로 큰인물이 많이 나온 곳”이라며 “요즘에는 좀 뜸해졌지만 고향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반드시 등장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