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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유족, 서울광장서 참사 100일 추모제…분향소 기습 설치

유가족·야당의원 등 5천명 운집…“여전히 정부는 없어”

분향소에 159명 영정 놓여…석 달 만에 다시 조문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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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유족들이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또한 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추모대회를 했다.

경찰이 이를 미신고 집회로 규정해 해산 명령을 하면서 한 때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집회는 그대로 강행됐고 큰 충돌 없이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거리 행진을 하던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가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참사 100일 시민 추모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등을 요구했다. 유가족 150여명을 포함한 5천여명이 모여 도로 왕복 8개차로 중 4개를 점했다.

이종철 협의회 대표는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에는 정부가 없었고 그로부터 100일이 지난 지금도 유가족에게 정부가 없다”며 “왜 우리를 이렇게도 외면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은 국민 여러분을 믿고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목소리를 들어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정민 협의회 부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밤새 우리를 막을 준비하느라 고생했다.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관할) 지방자치단체 수장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일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들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표는 “평범한 유족을 투사로 만드는 이 정권의 무책임하고 비정한 행태에 분노한다”며 “오늘 희생자들을 기릴 자그마한 공간을 내달라는 유족들의 염원조차 서울시는 매몰차게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공식 사과와 이상민 장관 파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등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기억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거리 행진을 하던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가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참석자들에게 미신고 집회라고 알리며 네 차례 해산을 명령했으나 물리적 수단을 동원하지는 않았다.

유가족단체는 애초 광화문광장에서 추모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불허해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로 옮기기로 했다.

이들은 서울광장 옆 세종대로도 집회 신고를 한 곳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행진 신고만 했을 뿐 집회 신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족들은 추모대회 직전 서울도서관 앞 인도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도 설치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이 이를 저지하려다 뒤로 밀렸고 이후 서울시 공무원 70여명이 철거를 위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양측의 대치·충돌 과정에서 20대 유가족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분향소에는 희생자 159명의 영정이 올려졌다. 분향소에는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된 건 91일 만이다. 이곳 분향소는 참사 직후인 지난해 10월31일∼11월5일 한시적으로 운영된 바 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경찰이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설치된 이태원참사 분향소를 둘러싸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날 성명을 내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시는 “불특정 시민들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해야 하는 광장에 고정 시설물을 허가 없이 설치하는 것은 관련 규정상 허용될 수 없다”며 “녹사평역 내 장소를 추모공간으로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추모제에 따른 이용객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을 중단했다.

유가족과 시민은 추모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가족을 잃은 슬픔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와 네 개의 별이 달린 배지를 착용한 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부터 세종대로까지 행진했다. 네 개의 별은 각각 희생자·유가족·생존자·구조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국가도 대통령도 없지만 유가족분들 곁에는 국민이 있습니다’, ‘유가족분들 힘내세요. 국민이 함께합니다’라는 문구의 팻말을 든 채 시민들은 함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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