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대에서 간부가 사병에게 전동 드릴로 가혹행위를 해 부상 피해가 났는데도 가해자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6일 군에 따르면 지난 3일 수도권 한 부대에서 A 하사가 전동 드릴을 B 병사의 팔에 대고 작동시켜 상처가 나는 사건이 5일 접수됐다.
사건 당시 A 하사는 전동 드릴을 들고 부대 식당에 나타나 청소 중이던 B병사에게 “뚫릴래, 풀릴래?”라고 물었다고 한다. B 병사가 영문도 모르고 “풀리겠습니다”고 답변하자 A 하사가 전동드릴을 B 병사의 팔에 대고 작동시켰다는 것이다. 전동 드릴의 날이 군복 옷감을 휘감아 찢고 살갗에 닿아 상처가 났다고 B 병사는 주장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벌어진 뒤 A 하사는 “미안하다”고 말한 뒤 “다른 간부들이 부른다”며 후속 조처 없이 사건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B 병사는 상처를 소독한 뒤 이 사건을 부소대장에게 보고했다. 부소대장으로부터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B 병사는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A 하사의 진정한 사과는 없었고 동료 간부들이 이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게 B 병사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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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2014년 육군 총기난사사건 현장에서 임모 병장이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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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병사 측에 따르면 논란이 벌어지자 A 하사가 다시 나타나 “이 일로 내가 간부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될 것 같다”며 형식적 사과를 했다고 한다. 이후 다른 간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맙다”며 처벌 불원 의사를 확인하는 등 가해자 감싸기에만 골몰하고 피해자 안위는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B 씨는 주장했다. B 씨 측은 또 “자신이 누구와 연락하는지 간부들이 감시하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2차 피해’ 정황도 호소했다.
이런 소동에도 불구하고 A 하사와 B 병사의 지휘관과 상급부대는 관련 가혹행위 신고가 있었는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대 간부들이 사건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군이 관련 사실 파악에 나선 것은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인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피해 병사는 면회 온 가족에게 가혹행위와 부대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알렸고, 가족은 이를 국방헬프콜(1303)로 신고했다. 부대는 뒤늦게 B 병사에게 병가를 부여하고 가해자를 분리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섰고, 군사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부대 지휘관은 이후 가족을 방문해 사과했으며 수사 결과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약속했다.
육군은 “모 부대 소속 부사관이 병사 1명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제보를 접수해 군사경찰이 관련 사안을 수사하고 있다”며 “군은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대로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