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진으로 도로 옹벽 곳곳 붕괴
- 의료진 목숨 걸고 봉사길 떠나
- 누적 사망자 4만8000명 달해
튀르키예 강진 발생 후 2주 만인 지난 20일(현지시간) 하타이주에 규모 6.4 지진이 다시 덮친 가운데, 더딘 이재민 지원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튀르키예 히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 강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져 있다. 최혁규 기자
2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시내의 한 거리. 하루 전날 오후 8시께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일대가 또다시 쑥대밭이 됐다. 의료봉사단 그린닥터스는 전날 해당 지역 지진 소식에 일정을 변경해 다시 긴급의료진을 급파했다. 이틀 전인 지난 19일 방문했던 베드로동굴 인근 이재민캠프는 차량 두 대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었던 통로가 지진으로 진출입로 양 옆 옹벽이 무너져내리면서 차량 한 대조차 들어가기 벅찼다. 그린닥터스는 하루 동안 튀르키예 이재민 100여 명을 치료했다. 정근 단장은 “전날 지진으로 갑자기 일정을 변경해 안타키아 의료 봉사활동 계획을 세웠다. 현지 버스기사조차 위험하다고 만류한 것을 겨우 설득해 출발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등에 따르면 21일 기준 누적 사망자 수는 4만2310명이다. 전날 4만1156명보다 하루 사이 1154명 증가한 수치다. 다만 사망자가 이번 강진으로 발생한 것인지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시리아 사망자까지 합치면 양국에서 나온 공식 집계 결과 전체 사망자 수는 4만8124명이다
이날 방문한 이재민캠프 주변에도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산기슭에 있던 집이 지진 직후 쓸려온 낙석으로 완전히 망가진 것이다. 무하마드(17) 군은 “어제 지진으로 동네이웃 5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지난 6일 강진으로 살던 집이 파괴됐는데도 텐트를 받지 못해 집 주변에서 지내다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캠프 주변 마을은 붕괴 위험이 컸지만 주민 상당수가 집에 그대로 머물렀다. 일부는 추가 지진 등으로 인한 낙석 위험에도 베드로동굴 일대의 동굴에 휴식처를 마련해놓고 지냈다. 이재민 중 상당수가 텐트를 지원받지 못한 듯했고, 이재민촌이 형성된 공터에서 멀리 떨어진 풀숲이 우거진 곳에서 많은 사람이 천막을 깔고 쉬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시리아 난민 시드랑(38) 씨는 “지난 6일 지진 직후 이곳 이재민촌에 와 텐트를 신청했지만 10일 넘게 감감무소식”이라며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도 걱정이지만 조만간 비가 온다는 소식에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텐트를 지원받았더라도 이재민촌에 대한 지원 자체가 열악하다 보니 화장실 대신 주변에 움푹 파인 구덩이에 대소변을 해결하는 등 위생에 취약한 환경도 우려를 더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지역이 10개 주 가까이 돼 정부가 모든 피해자에게 일괄적인 지원을 하긴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