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최초…2024년 시행 예정

부산 동구가 부산 최초로 뇌병변·지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동 휠체어와 스쿠터 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뇌병변 장애인 A(50대) 씨는 이동 중 불법주정차 차량만 보면 잔뜩 긴장한다. 지난해 내리막길에서 불법 주차된 차를 피하다 앞 범퍼를 들이받아 수리비 70만 원을 물어줬기 때문이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은 여러 번 있었지만, 매달 생활비도 빠듯해 보험 가입은 생각도 못 했다”며 “이번엔 수리비 물어주고 끝났지만, 사람이 다치거나 외제차를 들이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의회는 A 씨처럼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를 타는 동구 뇌병변·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보험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 최초로 제정한 이 조례는 지원 금액과 보장 범위 등을 검토해 2024년 1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구는 전동 보조기기 사고가 났을 때 본인 상해는 물론 대인·대물 피해를 자기부담금 1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2000만 원 한도까지 보상하는 방안 둥을 검토한다. 월 보험료는 구가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김재헌(국민의힘) 동구의원은 “동구는 좁고 가파른 산복도로 등 사고 위험이 높아 저소득층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조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보조기기는 인도 통행이 원칙이지만, 인도 턱과 장애물을 피하고자 차도로 통행하다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보험에 가입한 전동 보조기 이용자는 드물다.

동구장애인복지관 윤시내 사무국장은 “한 달에 서너 번은 사고나지만 10명 중 9명이 복잡한 가입 절차와 4만~5만 원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가입을 꺼리고 있다”며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 합의금 등을 물어주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