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자경위·도로公 등 현장단속
- 번호판 미부착·무면허 등 적발
- 11월까지 후면단속장비 설치도

부산자치경찰위원회가 오토바이(이륜차) 난폭 운전을 잡는 무인교통단속장비를 오는 11월까지 설치(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8면 보도)하기에 앞서 난폭 현장 단속에 나섰다.

7일 오후 부산 연산교차로에서 부산자치경찰위원회가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과 이륜차 단속을 벌이고 있다.  김영훈 기자

7일 오후 3시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유턴 구간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오토바이 한 대가 신호를 어기고 급하게 출발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단속에 걸린 A 씨는 “마음이 급해서 순간적으로 가도 되겠다 싶어서 실수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LED 조명을 불법으로 설치해 단속에 걸린 B 씨는 “오토바이 전조등만으로는 밤길이 어두워서 설치했다. 불편해서 내 돈 주고 달았는데 뭐가 문제냐”며 경찰에게 큰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이날 오후 연산교차로 일대 46개 지점에서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이륜차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 결과 ▷도로교통법 위반 통보 처분 90건 ▷번호판 미부착 6건 ▷무면허 운전 3건 ▷불법 개조(소음기 부착) 2건 ▷안전기준 위반(LED 조명 개조) 15건 등 2시간여 만에 무더기로 불량 운전자를 적발했다.

부산 이륜차 교통사고는 줄어들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해 교통 안전 대책이 시급한 상태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는 2021년 1497건(부상자 1904명)에서 지난해 1349건(1741명)으로 약 10% 감소했다. 그러나 사망자는 2021년 21명에서 지난해 26명으로 19%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벌써 6명이 이륜차 교통사고로 숨졌다. 교통사고는 지난 1월부터 2개월 동안 총 172건(부상자 2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2건(부상자 270명)에 비해 22%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지난해 3명에서 올해 6명으로 2배 늘었다.

최근 잇달아 오토바이 사망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부산 시민도 이륜차 교통 단속 강화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부산경찰청이 실시한 ‘부산경찰 치안활동 설문조사’ 결과 부산시민은 경찰의 적극적 대응(14.2%) 다음으로 이륜차 단속 강화 (10.5%)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 3년 동안 배달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라 이륜차 운행 자체가 늘어난 점이 사망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 이륜차 등록대수는 2021년 13만1423대에서 지난해 13만3074대로 1600대가량 늘었다.

부산경찰청 유선종 경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배달사업자가 급증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고 신속한 배달을 위한 신호 위반, 난폭 운전 등으로 이어졌다”며 “일반 이륜차 운행자에게도 나비효과처럼 교통법규 위반 풍토가 퍼져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오는 11월까지 후면 번호판 무인교통단속장비 설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교통단속용 CCTV는 차량의 전면 번호판을 찍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전면에 번호판을 달고 있지 않은 이륜차는 사실상 단속할 수 없었다. 자경위는 사업기간 중 차량 후면까지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부산지역 교통 중심지 3곳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