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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대응 “심각”

김해창 교수의 원전 정치경제학<9>

  •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3-03-20 10: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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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11 후쿠시마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난 2021년 4월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원전 폐로 과정에서 나오는 트리튬(삼중수소)을 포함한 오염처리수를 희석시켜 해양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그 오염처리수 해양방류가 바로 2023년 올해 이르면 6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졸지에 우리나라 어민들을 비롯한 관련 업계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 자체만으로도 국내 수산물 기피 풍조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태평양 연안국인 미국은 오히려 이러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를 ‘기준치 이하’에다 관행이라며 일본을 두둔하고 있는 현실이다.

울산 앞바다에서 어업인들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해상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은 후쿠시마원전사고와 달리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자체 처리해야 할 공해물질을 전 인류의 생태보고인 해양에 고의 방출하는 반인류 반생태적 국제환경범죄이자 미래세대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 그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우리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정부는 국민의 바람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특히 지난 16, 17일 한일정상회담 때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원전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일본에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내용이 한일 언론에 드러나 ‘참사외교’의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2021년 4월 일본 총리 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밝힌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계획은 2023년부터 약 30년간 해양 방출을 가능하도록 도쿄전력에 설비 준비를 요구했고, 방출 시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정부 기준인 리터당 6만 베크렐(Bq/L)의 40분의 1이자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기준(1만Bq)의 7분의 1정도인 1500Bq로 희석해 바다로 내보낸다는 것이다(NHK, 2021년 4월 13일). 지난 1월 13일 일본 마쓰노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방출 시기를 올해 봄여름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IAEA의 포괄적 보고서 발표를 거쳐 방출될 것이라고 밝혔다(BBC, 2023년 1월 14일). 처리된 오염수는 후쿠시마원전 1km 앞 해저 12m 에 마련된 방수구를 통해 해양으로 방출되며 방수구 설치공사는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요미우리, 2023년 2월 5일). 우리나라에선 해양방류라고 쓰고 있으나 단순히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바다로 뿜어내는 것이기에 해양 방출이 보다 정확한 용어이나 여기서는 혼용하기로 한다.

그러면 오염수 관리 실상은 어떨까. 사고가 난 후쿠시마원전은 1~3호기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물붓기가 10여 년간 계속되고 있는데다 원자로 건물에도 빗물이나 지하수 유입이 계속되고 있기에 하루 140~180t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장치(ALPS)에 보내져 정화를 하지만 삼중수소를 비롯한 스트론튬 등 몇 가지 핵종은 제거가 안 된다. 후쿠시마원전 내에는 이렇게 오염처리수를 저장하는 대형탱크가 1000여개 설치돼 있는데 현재 약 125만t으로 준비된 용량(약 137만t)의 90%가 포화상태라고 한다. 탱크 안에 있는 오염처리수 자체도 70%가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인데 일본에서는 이를 ‘처리수’라고 표현한다. 처리된 부지 내에 빈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향후 녹아내린 핵연료나 사용후핵연료 등의 보관시설을 추가 건설할 필요가 있어 탱크를 계속 늘릴 수 없다고 항변해왔다.

일본의 오염수 해상 방출은 결국 후쿠시마원전사고 오염처리수와 관련한 천문학적인 처리 비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된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오염수를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해 2013년부터 전문가 소위원회를 설치해 기술적 검토를 통해 5개 안을 논의했다. △기준 이하로 희석해 해양방출 △가열하여 증발시켜 대기 중에 방출 △전기분해로 수소로 만들어 대기 중에 방출 △땅속 깊은 지층에 주입 △시멘트 등에 섞어서 판상으로 만들어서 땅속에 매장하는 방안이다. 이밖에 탱크 등에 장기 보관하는 안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 위원회는 2020년 2월 기준 이하로 희석해 해양 방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후쿠시마어협을 비롯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컸으나 2021년 도쿄올림픽 개최와 연계해 당시 아베 수상의 일본 정부가 전 세계에 “후쿠시마원전사고가 완전 수습됐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앞당긴 것이고 이러한 것이 지금의 기시다 수상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은 결국 돈 문제가 가장 크기에 한 때 ‘경제동물 일본’의 이미지가 되살아난 느낌이 들 정도다. 현재 125만t 정도의 원전 오염수를 제대로 처분하려면 삼중수소 반감기 12.3년을 감안해 최소 120년 정도를 탱크에 장기보관한 뒤 1/1000 수준으로 외부로 방출해야 하는데 해양 방출 결정은 이러한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할 수 밖에 없다.

2019년 3월 일본 공익사단법인 일본경제연구센터(JCER)의 ‘속(續) 후쿠시마원전사고의 국민 부담’이라는 보고서는 후쿠시마원전사고 처리비용이 40년간 35조~80조 엔으로 그 중 오염수 대책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염수 해양 방출 여부에 따라 비용 차이가 엄청나다. 해양 방출을 하지 않고 처리할 때 폐로·오염수처리비용이 51조 엔으로, 오염수를 희석해 해양 방출할 때인 11조 엔과는 무려 40조 엔(약 413조 원)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 추산액도 사고 발생 40년인 2050년 이후의 처리비용은 제외된 것이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처리비용 전망(2019년 , 일본경제연구센터 추산, 단위 조 엔)

지난 16, 17일 한일정상회담을 맞아 국내 환경단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중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을 규탄하고 장기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장기보관을 요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CBS노컷뉴스, 2023년 3월 16일).


일본 원전 오염수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다. 그 중 트리튬, 즉 삼중수소가 문제이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비를 활용해 60여 종에 이르는 방사능 물질을 정화한다고 하나 삼중수소는 물론 스트론튬, 탄소-14(C-14)등은 제거되지 않는다. 오염처리수라고 해도 약 62개 핵종 가운데 53%가 핵종별 배출 기준을 초과했고, 15%는 10~100배 이상, 6%는 100배에서 최대 2만 배 가까이나 높다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수소의 일종으로 물의 일부로 존재하기 때문에 물에서 분리하여 제거하기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아무리 정화 처리를 하더라도 제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이기에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7∼14일 내 대소변이나 땀으로 배출되지만 해양 방류하면 해당 해역의 수산물을 오염시키고, 이 수산물을 장시간 섭취하면 인체 내 방사성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 이 경우 삼중수소가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나는데 DNA에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 신체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의 고도정보과학기술연구기구(전 원자력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해산물에 의한 농축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해양 방출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그러나 원전 오염수는 다른 핵종의 100배가 넘는 양이 해양 방출된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방사능 기준치라는 것이 행정 편의라고 볼 수 있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2001년 영국 브리스톨 해협에서 가자미의 체내에 고농도의 삼중수소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의 지침에 따라 1997년부터 10년간 매년 조사한 결과, 바닷물이 자연상태에서 삼중수소가 5~50Bq/L인 데 반해 넙치는 4000~5만Bq/kg, 홍합이 2000~4만 Bq/kg의 농축이 인정됐다. 이는 이들 어종 농축률 평균치의 각각 3000배와 2300배였다. NHK는 2021년 2월에 후쿠시마 앞바다 약 8.8㎞ 거리, 수심 24m 어장에서 잡힌 생선 조피볼락에서 허용한도의 5배인 500㏃/kg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삼중수소만 강조하고 있다”며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국제 환경단체 등은 다른 대안으로 현재의 1000t짜리 탱크보다 훨씬 큰 대형탱크를 차례로 건설해 교체하면, 오염수 48년치를 보관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또한 미국 사바나리버 핵시설의 오염수 처분에 사용된 방식으로 ALPS 오염처리수를 시멘트와 모래로 모르타르 고체화해 반지하 처분 방식으로 오염수 18년치를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중단 기도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 태평양이나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삼중수소나 세슘의 반감기는 각각 30년, 12년 정도인데 국내외 시뮬레이션을 종합하면 세슘은 제주에 1개월 내, 동해엔 6개월 정도면 오게 된다고 하니 부산에는 3~4개월이면 도착할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 헬름홀츠해양연구소 자료를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분석한 결과로는 세슘 등 핵종물질이 극미량인 ㎥당 10의 20제곱 베크렐 수준으로 넓게 퍼질 때 한 달 안에 제주도와 서해에 도달한다. 일본 후쿠시마대학의 연구 결과는 제주도 앞바다에 220일, 동해엔 400일 이내에 도달이 예상된다. 쿠로시오 해류로 해양 방류 5년만 지나면 한국도 일본과 같은 농도가 된다. 그때는 후쿠시마 앞바다나 부산 앞바다나 같은 오염도의 바다가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역에 어패류·해초류 소비 기피현상이 늘어나 어업 종사자나 횟집, 생선식당 등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부산지역의 예상 피해나 규모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 부산시 차원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일본 수산물 방사능 실제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가 총력을 다해 외교전을 펴면서 유엔해양법협약이나 런던의정서 위반을 이유로 국제해양법 소송을 중국 등과 연대해 일본에 강력히 항의하고, 특히 IAEA와 IMO(국제해사기구) 그리고 WHO(세계보건기구)에 해양환경 영향 및 피해에 대한 우려를 어필하고 한국과 중국이 직접 피해 당사자로 참여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감시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이 윤석열 정부의 무개념과 무능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정부 내의 엇박자가 문제였다. 문 대통령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과 관련해 잠정조치를 포함해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음에도 그 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국회 답변에서 “일본이 IAEA 기준에 맞는 절차를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이 황당했다. 사실 IAEA는 친원전 진흥기구로 2009년부터 10년간 일본인이 사무총장을 한 바 있어 일본의 영향력이 크다.

앞으로 방사능해양오염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원전오염수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조사연구를 본격화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일본 수산물 수입품에 대해서는 최고 단계의 검역 또는 후쿠시마산 수입금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정은 고의적이고 반인류·반생명적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국제여론 압박을 가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윤 정부가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한 바를 보면 이러한 대응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IBS 제주방송(2023년 3월 18일)은 ‘한일정상회담 끝…제주 타격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결국 방출되나’라는 보도에서 정의당 제주도당이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에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한마디 못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사를 소개했다.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 일한의원연맹 측이 윤 대통령에게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고 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4·5월 진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따른 피해조사 및 세부대응계획 수립 연구’ 과정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서 4483억 원 규모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국 국난에는 늘 그래왔듯이 결국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한다. 정부의 대응과는 별도로 시민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일본 수산물 불매운동,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 반크(www.prkorea.com)의 ‘독도외교전’과 같은 SNS 국제여론전을 펼치는 일뿐이다. 나아가 소문피해에 대해 일본 후쿠시마어협이 중심이 돼 일본 정부에 소송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어민도 연대를 통해 한일 양국에 이 같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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