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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로·차로 구분 없고, 트럭도 ‘쌩쌩’…목숨 건 등하굣길

부산 초교 1차 안전용역 결과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3-03-22 19:44:0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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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곳 조사서 95%가 ‘위험’ 지적
- 대다수 학교서 “사고 노출” 경험
- 경사로에 미끄럼 방지 없는 곳도
- 원도심은 빈집 급증 문제도 겹쳐
- 교육청 “올핸 60개교 점검할 것”

‘학교 정문 부근 경사진 통학로에 어린이들이 넘어질 위험이 높고 자칫 차량 침범의 위험이 있음’(부산 북구 A초등학교), ‘공단지역이라 아침 등교시간에 트럭이 많이 다님’(부산 사상구 B 초등학교)

부산지역 초등학교 조사 대상 40곳 가운데 95%(38곳)는 통학로가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원도심을 비롯해 지형 특성상 고지대가 많고 통학로와 골목길이 뒤섞여 등·하굣길 학생 안전에 비상이 걸렸지만 관련기관 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초등학교 40곳을 대상으로 한 통학로 실태 조사 결과, 왼쪽부터 학교 정문 앞에 차로·보행로가 구분되지 않은 모습, 인도가 없어 위험한 모습,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보행로 확보가 어려운 모습. 시교육청 제공
■조사 대상 95% “통학로 ‘위험하다’”

22일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발간한 ‘안전한 통학로 구축 방안 연구 용역(1차연도) 최종보고서’를 살펴보면 부산지역 전체 304개 초등학교 가운데 40곳의 통학로를 조사한 결과 2곳을 제외하고 통학로 위험 상태가 ‘위험하거나 매우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은 23곳, ‘매우 위험’은 15곳이었다. 통학로가 위험하거나 실제 사고가 발생한 학교를 우선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만큼, 표본조사 대상 대부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등·하교 중 사고 발생이나 위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학교’에서 사고가 났거나 사고 노출 경험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부산지역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2021년 기준 사망 1명, 부상 552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건수는 13%, 부상은 14% 늘었다. 부산지역 전체 초등학교 27%(80개교)는 보행로와 차로가 분리되지 않았거나 일부만 분리된 상태다. 이 때문에 공간 부족으로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높다.

용역 조사 대상에 포함된 영도구 청동초는 ‘횡단보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주택 낭떠러지가 위험해 가드레일 설치 필요’ ‘후문 앞 주정차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 ‘100명이 등교하는 언덕 계단에 미끄럼 방지가 없어 위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원도심 인근 초등학교 주변에는 인구 이탈 및 소멸에 따른 빈집이 급증하면서 통학로 안전에 큰 구멍이 뚫렸다. 지난 1월 국제신문이 영도·서·동구와 사상·남구의 초등학교 반경 500m 이내 빈집을 전수 조사(지난 1월 16일 자 5면 보도)한 결과 영도구 청학초등학교 주변 빈집이 290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구 아미초등학교 일대 274곳 ▷영도구 신선초등학교 일대 238곳 ▷서구 남부민초등학교 일대 205곳 순이었다.

■관련기관 핑퐁에 안전은 나몰라라

시교육청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통학로 안전 개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0개 학교에 이어 올해 60곳을 대상으로 통학로 안전 조사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통학로 개선과 어린이 통학버스 등 통학안전 관련 예산은 162억 원 정도로 전년(약 107억 원) 대비 51% 증가했다. 또 학교명을 입력하면 통학로 일대 안전도를 점검할 수 있는 통학안전 앱 도입을 위한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통학로 안전을 위해서는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해운대구 운봉초등학교는 시교육청 해운대구청 해운대경찰서 등 관계기관의 협업으로 통학로 개선이 5개월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남구 C 초등학교는 정문과 이면도로가 맞닿아 있어 수십년째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일방통행이 절실한 데도, 주민 불편 등의 이유로 교통체계 개편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부산지역 기관장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학교 통학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시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

년도

건수

사망

부상

2019년

485

1

583

2020년

402

1

485

2021년

455

1

552

 출처: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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