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환영 만찬에 나타난 ‘불청객’ 탓에 부산시와 경찰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행사장 보안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한 지난 4일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부산 해운대경찰서 중동지구대는 BIE 실사단 만찬회장에서 소란을 피운 A(50대) 씨를 응급입원시켰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부산 해운대구의 호텔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 실사단 환영 만찬 행사장을 찾아 좌석을 차지했다가 부산시 요청으로 경찰에 의해 임의동행됐다. 당시 행사장에는 실사단 이외 부산시의 초청을 받고 찾아온 130여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인파에 섞여 호텔로 들어왔다. 만찬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A 씨는 오후 6시께 정장을 갖춰 입은 상태로 출입했다. 이후 A 씨는 연회장에 마련된 19개의 테이블 중 15번 테이블의 한 좌석에 앉았다. 본격적인 만찬은 오후 7시께부터 시작됐다. 식사 전 30분가량은 동래학춤 무대 등 실사단 환영 공연 등이 이어진 터라, A 씨는 눈에 띄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A 씨는 식사가 시작될 때가 돼서야 부산시 관계자의 눈에 포착됐다. A 씨가 만찬 참석 대상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 시 관계자는 그에게 “초청을 받지 않았으니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A 씨는 “내가 실사단을 초청했다”, “하나님이 보내서 왔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가 나를 좋아한다”는 등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하며 퇴장을 거부했다. 결국 시는 경찰에 조처를 요청했고, 경찰은 이날 오후 7시5분께 A 씨를 지구대로 데려갔다.

A 씨는 연회장에서 퇴장당할 당시 외국어로 추정되는 언어로 고성을 내는 등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지구대로 동행된 뒤 그는 경찰에 정신의학과 치료 경험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당일 밤 10시10분 그를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으로 응급입원시켰다.

부산시와 경찰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혹여 실사단이 A 씨의 소란을 보고 부정적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는 탓이다. 다행히 실사단은 행사장 전면부 테이블에 배석해, 출구 가까운 테이블에 앉았던 A 씨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상 실사단이 A 씨의 행동을 보거나 듣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주최 측의 출입자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