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부산 일정이 마무리 된 지난 6일 광안리 해변에서 펼쳐진 불꽃쇼는 대형 행사를 치러내는 부산의 역량과 시민의식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밤 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번 불꽃쇼는 현지 실사의 하이라이트인만큼 최고 수준의 볼거리로 실사단과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탄소 배출을 줄인 불꽃 사용으로 ‘탄소 중립 엑스포’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6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불꽃쇼 현장. 형형색색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7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불꽃쇼’에는 경찰 추산 시민 75만 명 가량이 운집했다. 지난해 12월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부산불꽃축제에 72만 명이 다녀간 것보다 많은 시민이 참석했다.

‘축제도시 부산’의 역량을 발휘하는 행사로 볼거리 역시 풍성하게 마련됐다. 8만 발의 불꽃을 쏘아 올린 가운데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웨이브 불꽃’은 첫 선을 보였다. 광안대교 위로 파도 모양을 그리며 떨어지는 ‘웨이브 불꽃’은 그간 소형 다리에서 선보인 적은 있지만 광안대교처럼 큰 다리 위에서 시연한 것은 국내 최초다.

이와 함께 ‘2030 EXPO BUSAN’을 표현한 문자 불꽃도 이전보다 큰 규모로 쏘아 올렸다. 전체 불꽃은 8만 발로 지난해 행사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당시 동백섬 광안리 용호부두 등 세 군데로 바지선 13척을 분산배치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모두 광안리에 투입해 장관을 연출했다.

6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불꽃쇼 현장.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김영훈 기자hoonkeem@kookje.co.kr

탄소 배출이 적은 불꽃을 선택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시 관계자는 “매년 불꽃축제를 개최할 때마다 재질이 좋은 불꽃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유럽 지역이나 일본에서 생산된 불꽃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고 탄소 배출이 적다. 이번 행사에도 환경 오염이 적은 불꽃을 많이 활용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K웨이브’를 주제로 한국 문화의 힘과 역동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4개의 막으로 구성돼 ‘K무비’ ‘K팝’ ‘K스포츠’ ‘K엑스포’ 순으로 진행됐고, 실사단이 도착한 오후 8시25분부터 55분까지 30분 동안 공연이 펼쳐졌다. 실사단은 기존 불꽃축제 행사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4구역 쪽 수영구생활문화센터 앞에서 관람했다.

날씨마저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날 부산 지역에는 2.2㎜의 비가 내렸는데 공연 후 시민 귀가가 마무리되고 도로 통제까지 풀리기 시작한 오후 10시30분 이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일에도 부산 전역에는 많은 양의 봄비가 내려 강수량이 44.8㎜까지 기록됐지만, 실사단 일정이 북항 엑스포홍보관 투어와 영화의전당 내 ‘K컬처콘서트’ 관람 등 실내에 집중되면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