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차원서도 2대 빌려 쓰지만
- 시간 사용 제한돼 투입에 한계

부산소방본부가 운용하는 소방 헬기 2대 중 1대가 최근 발생한 충남 산불에 동원됐다 항공 연료 누출이 발생해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빠른 진화를 위해 부산시가 별도로 운영하는 임차 헬기도 2대뿐이라 전국적으로 대규모 산불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자체 헬기 규모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헬기 2대 중 소형 기종인 2호기(BK117·사진)가 메인 트랜스미션 오일 누출 결함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 4일 충남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부산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항공 연료 누수가 발견됐다. 이 헬기는 1997년에 들여온 기종으로, 소방본부는 지난 2월부터 7500만 원을 투입해 정기점검을 해왔다.

소방은 봄철 산불 집중기인 만큼 공백 최소화를 위해 이번 주 2호기 수리를 마치고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께는 새로운 헬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26년 된 낡은 2호기를 매각 처리하고 다른 헬기로 교체하는 정도다. 노후 헬기를 교체하는 데 평균 4년 이상 소요돼 헬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노후 헬기다 보니 관리를 철저히 해도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 헬기를 더 들여오면 좋겠지만, 대당 200억~300억 원의 예산 부담에 대수를 늘리는 건 언감생심이고 교체가 최선인 상황이다”고 밝혔다.

소방 헬기 추가 확보는 제자리걸음인 데 반해 지속된 가뭄 등으로 부산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산불 규모는 잦아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3일 만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5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1986년 산불 통계 작성 후 최단 기간 최다 건수다. 부산도 10일 기준 올해 13건 발생, 지난 10년 동안의 산불 평균인 13.9건을 3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은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봄철 가뭄이 일상화하는 패턴 때문이다.

이외 산불 진화용 헬기는 부산시가 별도로 2대를 임차해 운용 중이지만, 1년 중 봄철과 가을철 6개월 180시간만 사용할 수 있어 이용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3월 울진~삼척 초대형 산불과 부산 기장군 아홉산 산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아홉산의 초기 화재 대응이 늦어져 산불이 8일 동안 지속됐던 일을 계기로 예산 20억 원을 들여 헬기 2대를 1년 계약으로 빌려 쓰고 있다. 현재 임차 헬기는 대구 3대, 경남 7대 등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헬기 도입으로 부산 산불 초기 진화 시간을 평균 94분에서 54분으로 줄이고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을 막은 성과가 있다”면서도 “인접한 타지자체도 헬기를 무한정으로 빌려주는 게 아니라서 매년 부산 헬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