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공들인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노력이 결실을 봤다. 오는 9월이면 한국의 16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김해 대성동고분군.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1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7개 가야고분군을 평가한 뒤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고 문화재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함안 말이산고분군. 경남도 제공

이코모스는 세계유산 등재 신청 유산에 대해 신청서 심사와 현지 실사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4가지 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 ▷완전성 ▷진정성 ▷보존관리 체계의 충족 여부를 심사한 뒤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보류 반려 등재불가의 4단계 중 하나를 권고한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고성 송학동고분군. 경남도 제공

이번 권고에 따라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오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남의 5개 가야고분군을 포함한 경북 1곳, 전북 1곳 등 7개 가야고분군이 우리나라에서 16번째 세계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가야고분군에 앞서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처음으로 등재된 뒤 2021년 7월 ‘한국의 갯벌’까지 문화유산 13건, 자연유산 2건 등 모두 15건을 보유 중이다. 가야고분군은 경남에서는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등재), 통도사(‘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2018년), 남계서원(‘한국의 서원’, 2019년)에 이어 4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창녕 교동과송현동고분군. 경남도 제공

가야고분군은 1~6세기에 걸쳐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주변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했던 가야 문명을 실증하는 증거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이런 점을 평가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등재 대상 고분군은 경남의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함안군 말이산고분군, 합천군 옥전고분군, 고성군 송학동고분군,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경북의 고령군 지산동고분군, 전북 남원시의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다. 7곳 모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합천 옥전고분군. 경남도 제공

이번 가야고분군의 세계우산 등재 권고는 경남도가 2013년 6월 문화재청에 김해 대성동고분군과 함안 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노력한 결과다. 애초 김해·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이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이 2015년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총 7곳의 고분군을 선정했다.

가야고분군 위치도. 문화재청 제공

경남도 차석호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가야고분군이 특정 국가나 민족의 유산을 떠나 인류 공동의 보호 가치가 있는 중요 유산임이 증명된 것이다”며 “가야고분군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 창출로 지역 관광 활성화는 물론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발전 토대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