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도립대학과 ·남해 도립대학의 통합이 내년 총선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창군 이장연합회와 주민자치회장연합회 회원 등 80여 명은 지난 12일 군청 앞 문화광장에서 ‘도립대학 통합 대응 결의문’을 발표했다. 거창군 제공

경남도는 내년 초까지 일정으로 최근 ‘경남도립대학 구조개혁 방안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과업 지시서에는 “전국 도립대학 중 유일하게 경남도에서만 도립대학을 2곳 운영해 예산 분산, 도립대학 간 협력·소통 부족, 경직적 교육체계로 상승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기술했다.

경남도의 용역 과업 기간은 애초 올해 12월 말에서 내년 초까지로 2~3개월 연기됐다. 이는 지역에서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주민 의견 수렴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따른 조치다.

이에 지역에서는 내년 4월 총선 이후 통합 논의가 재점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남도는 “거창·남해대학의 구조개혁은 용역을 통해 대학과 지역 주민의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친 후에 내년에 검토하겠다”며 “현재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은 고려하지 않으며, 향후 충분한 여론 수렴 후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을 하더라도 캠퍼스 2곳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해군과 거창군에서 지역민이 대학 통합을 반대하는 등 대학 통합 반대 장애물이 만만찮다.

남해에서는 군의회와 지역 20개 기관·사회단체 대표가 모여 ‘경남도립남해대학 지키기 범군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거창에서도 군의회 통합 반대 성명서에 이어 신중양, 신재화, 최준규, 이재운 군의원 등이 차례로 통합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특히 경남도는 2013년과 2019년 거창·남해대학 통합 관련 용역을 진행해 두 번 모두 대학 통합보다는 특성화해 분리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낸 바 있어 대학 통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

또 거창·남해 군민들은 가야대 경북 고령캠퍼스가 지역을 떠나면서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사례를 답습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고령캠퍼스가 문을 닫으면서 고령 지역 경기가 가라앉았고, 인구도 많이 빠져나가면서 몸살을 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