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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전의 빛과 그림자

김해창 교수의 원전 정치경제학<18>

  •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3-05-23 14: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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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국내 언론에서 SMR(소형모듈원전)에 관한 ‘장미빛’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형원전이 갖고 있는 위험성을 줄이고, 미래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SMR은 아직 설익은, 경제성 없는 원전이라는 기사도 있다. SMR이란 무엇이며, 장단점은 어떠하며, 과제는 무엇인지 찬반양론을 한번 살펴보고 판단의 근거로 삼아보자.

유럽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빈 국제센터(VIC) 내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비에 전시된 한국형 SMR(소형 모듈 원전) ‘스마트’의 모형을 보며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2023년 5월 1일)는 ‘미(美) 뉴스케일, 한국에 소형원전 건설 추진’이란 제하의 기사를 단독으로 내놓았다. 세계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가 한국에 SMR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 SMR 동맹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중앙일보(2023년 5월 20일)는 “‘미래형’ 찬사 VS ‘페이퍼’ 비판…몸값 커진 SMR 관건은”이란 제하의 기사를 내놓았다. 요지는 이렇다. 최근 한국·미국 기업 간 MOU(업무협약), 원전 생태계 복원 등을 거치면서 ‘미래형 원전’ SMR의 몸값이 높아졌다. 다만 상용화까진 갈 길이 남은 만큼 개발 속도와 경제성이 관건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일 경북 울진군은 민간 발전사인 GS에너지와 MOU를 맺었다. 두 곳이 손을 잡고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내 미국 뉴스케일파워 SMR 도입 검토 등에 나서기로 했다. 다른 한편에선 ‘장밋빛 미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달 초 에너지전환포럼은 SMR을 두고 경제성이 부족하고 설계 도면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원전’이라고 꼬집었다. 연료인 고순도 농축 우라늄(HALEU)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점도 지적했다.

과연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란 무엇인가? 인터넷 백과사전을 종합하면 SMR은 대형 원전 10~20분의 1 이하 크기인 전기출력 100~300MW(메가와트)급 이하의 원전을 말한다. SMR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고 초기 투자비가 적으며 건설기간이 짧아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탄소 감축을 위해 SMR 비중을 높이려는 추세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사고 때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적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전이 작아지면서 안전 설비 또한 축소되고 검사와 관리에 들어가는 기술 비용이 더 증가하므로 경제성 확보 과정에서 오히려 안전이 약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조앤 리우(Joanne Liou) IAEA 공공정보 및 커뮤니케이션 사무소 편집자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홈페이지에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란 무엇인가?(2021년 11월 4일)’라는 글을 통해 SMR의 장점을 소개햇다. SMR의 장점은 면적이 작기 때문에 대형 원전에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배치될 수 있다. SMR의 조립식 장치는 제조된 다음 현장에서 선적 및 설치될 수 있기에, 특정 위치에 맞춤설계된 대형 발전소보다 비용과 건설 시간을 절약해 주며,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에 맞춰 점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SMR 설계는 일반적으로 단순하며, 안전 개념도 종종 수동적인 시스템과 낮은 출력 및 작동 압력과 같은 원자로의 고유한 안전 특성에 더 의존한다. 따라서 시스템 종료를 위해 인간의 개입이나 외부의 힘이 필요하지 않아 사고 발생시 방사능 방출 가능성을 제거하거나 현저히 낮춘다. SMR은 연료 요구량을 줄여준다. 일부 SMR은 연료 재급유 없이 최대 30년까지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SMR은 탄소 없는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웹매거진 ‘서스테이너빌리티 허브’(https://www.sustainability-hub.jp/column/action/nuclear-power-small-modularreactor) 편집부는 홈페이지에 ‘NUCLEAR POWER SMR PROJECT~탈탄소의 열쇠가 되는 차세대 원자로(2023년 4월 18일)’라는 글을 통해 SMR의 장점을 자세히 소개했다. 첫째, 높은 안전성이다. SMR은 대형 경수로의 노심냉각에 사용하는 펌프나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불필요하며 수동적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구조로 사고위험을 줄인다. 뉴스케일사의 SMR은 대형 원자로의 5중 다중 방호보다 많은 7중벽으로 방사성 물질을 가둬두는 면에서 안전성이 향상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했다. 둘째, 재생에너지와의 조화이다. 발전 공급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운전 모드를 갖춘 SMR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의 변동 전력을 조정하는 역할로도 기대된다. 셋째, 건설비용 절감 및 설치 장소 애로 해소이다. SMR은 설비나 자재 대부분을 표준 규격화해, 공장에서 ‘모듈조립’을 해 현장에 운반하여 설치하기에 품질관리가 용이하고, 공기단축이나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넷째, SMR은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터에 설치가 가능하고 발전량이 석탄화력과 동등하므로 주변 설비나 송전선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SMR은 이러한 장점뿐만 아니라 과제가 있음을 덧붙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자로는 소형이 되면 발전단가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고, SMR은 기존 대형로보다 용량을 줄인 만큼 규모의 장점이 떨어져 경제성 관점에서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이다. 뉴스케일사의 SMR은 경제성 향상을 위해 △모듈화·공장제작(사이트에서의 건설작업 단순화와 공장에서의 선진제작기술 적응) △설계 단순화(수동적 안전성 채택 및 노심 소형화에 따른 설비화) △설계의 표준화 △반복효과에 의한 숙달효과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대형 원자로처럼 사용후핵연료 처리는 여전히 필요하며, 가장 적절한 방법은 세계적으로 지층처분이라는 것이다. SMR은 2050년까지 세계에서 필요한 신규 전력 용량 약 4,900GW 중 약 230GW(약 5%)의 시장을 차지할 전망이라는 것이다(NEA, 「Small Modular Reactor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2023년 3월 20일).

지난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3회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전) 국회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정록 기자
물론 SMR에 대한 반대 견해도 만만찮다. 한겨레(2022년 2월 18일)는 ‘미국 IEEFA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너무 비싸고 불확실”’이란 제하의 기사를 내놓았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17일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뉴스케일사의 SMR에 대해 “너무 비싸고, 너무 위험하고, 너무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EEFA는 먼저 뉴스케일 SMR의 설계 출력이 반복적으로 변경돼 온 것에 주목했다. 2001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뉴스케일의 SMR은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형으로, 처음에 35㎿로 설계됐다. 하지만 출력이 40㎿와 45㎿ 규모로 잇따라 변경됐고, 2016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설계 승인 신청을 할 때는 50㎿로 바뀌었다. 뉴스케일은 후속 신청을 통해 설계 출력을 60㎿로 다시 키워 77㎿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케일은 이런 계속된 변경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출력 77㎿의 첫 SMR 모듈이 2029년에 발전을 시작하고, 2030년에는 6개의 모듈로 구성된 총 462㎿의 SMR 세트가 전력망에 연결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반복된 변경 사례를 지적하며 “뉴스케일은 기본적 변수가 바뀌어도 프로젝트가 경제적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의 실적과 과거 원전 개발 동향에 비춰 볼 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 뉴스케일 SMR의 전력 생산 비용은 뉴스케일이 추정한 것보다 확실히 더 많이 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평가의 근거로 IEEFA는 건설 공사 기간과 비용 증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IEEFA는 특히 건설 비용과 관련해 “뉴스케일은 킬로와트(㎾)당 3000달러 미만으로 SMR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수십 년 동안 그렇게 싸게 건설된 원전은 없다. 미국 에너지부도 비용이 ㎾당 6800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버나드(Michael Bernard) AET(Agora Energy Technology) 전략 어드바이저는 『클린 테크니카(Clean Technica)』(2021년 5월 3일)에 ‘소형모듈원전은 대부분 나쁜 정책이다(Small Modular Nuclear Reactors Are Mostly Bad Policy)’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버나드 전략 어드바이저는 “SMR이 발전을 위한 주요 또는 유일한 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거나 적극적으로 가짜 정보를 흘리거나 해서 의도적으로 기후 대책을 늦추고 있다”고 비판한다. SMR은 제조 규모의 경제성을 달성하지 못하고 건설속도가 느리고 규모 확대에 따른 효율성을 희생하며, 저렴하지 않으며, 원격지나 탄광 터에 적합하지 않아 막대한 보안비용에 직면하며, 폐로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배상책임보험에 상한선이 설정된다. 의도적으로 효율이 나쁜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과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SMR은 1950년대부터 존재했지만 당시보다 지금이 나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는 1954년에 옛 소련에서 가동한 5MW의 장치로 이미 잘 알려진 기술이다. 최초의 SMR이 운전을 시작한 지 70년 동안 57개의 다른 디자인과 컨셉트가 설계·개발되었지만 건설된 것은 미미하다. 건설된 SMR의 대부분은 일반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원자로가 건설되지 않고 노후화되어 있다.

소형모듈원자로.
SMR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통 SMR이 ▷더 안전하다 ▷대규모 집중형 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어 비용이 저렴해진다 ▷원격지 시설과 지역 사회에 깨끗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폐지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도입할 수 있다 ▷더 빨리 건설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 종래형 원자로는 대부분 가동 중 원자로에는 수동적 안전기능이 정비되어 있고 관리나 운전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원전사고가 일어났다. SMR도 입지나 운전판단 오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둘째, 원자력이 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안전상의 우려가 아니라 경제성의 문제다. 규모의 이점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조 공장에서 동일한 것을 수백, 수천 개 제조하고 앞으로의 시장 규모가 예측되어야 하는데 이 분야에는 18종류의 다른 기술과 그 안에서 경쟁하는 많은 설계가 난립하고 있어 주력이 되는 단일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규모의 이점이 없고 비용절감도 불가능하다. 뉴스케일사는 SMR의 발전비용을 현재 풍력 태양광발전 도매가격(1MWh당 약 65달러)의 2배 정도로 억제하고 싶다는 기대를 표명했다. 뉴스케일사는 2029년까지 12기의 가동을 약속했지만 비용상승과 일정 지연으로 여러 지자체가 철수했다.

셋째, 벽지 지역사회와 석탄화력발전소 부지는 모두 보안상의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공급 운전 폐기의 일련의 흐름에 유효하고 중복적인 방위망이 필요한데 원자로가 작아진다고 해서 이런 방어의 필요성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보안비용은 크며, 그 대부분이 연방정부, 주정부, 지자체의 보조금 안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넷째, ‘수직 방향 스케일링’의 효율이 없다. 화력발전의 경우 어느 단계까지는 대형으로 갈수록 효율이 좋아지는데 SMR은 그런 것이 없다.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사는 1200MW 원자로를 설계하고 있어 수직 방향 스케일링 가능성을 보이는 듯하지만 그럴 경우 통상 대형 원자로와 같은 비용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원자로 폐로에는 10억 달러, 10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SMR의 경우도 폐로에는 같은 기간과 그에 비례한 제염비용이 든다. 뉴스케일사의 경우 60MW 원자로 12기, 합계 720MW의 발전용량을 상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제염비용은 7억2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MR의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문제도 대형 원전과 마찬가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여섯째, 어떠한 원자로도 민간의 보험만으로는 가동할 수 없다. 원전을 가진 모든 나라에서는 민간의 배상책임에 어느 정도 상한을 두고, 그 이상의 배상 책임은 납세자에게 지우는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배상책임 규모가 13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후쿠시마원전사고의 배상 책임은 1조 달러(약 1300조)에 이른다. 버나드는 끝으로 “누가, 무엇 때문에 SMR을 제창하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

화석연료나 핵발전,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에너지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우리는 냉정하게 장단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SMR은 원전 1기의 전기출력이 100MW가 안 된다. APR1400 원전 1기 1400MW의 발전량 효과를 내려면 SMR은 14기 이상을 지어야 한다. 게다가 아직도 원천기술은 미국 러시아 등에 있다. SMR에 두산 삼성 LG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기술 개발이 완공·검증을 거치려면 최소 20년간 개발비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 전까지 수출은 고사하고 이들 대기업의 사업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할 것이다. 러시아 미국 중국의 기술에 맞서 세계를 대상으로 SMR 수출이 가능할까? 아니면 국내에 SMR 수요가 많을까? 국내의 경우 아무리 적은 규모라고 하더라도 SMR 건설을 받아들일 지역이 있을까? 경제성을 고려하면 수도권 지역에 건설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은데 그것이 가능할까? 거시적인 관점에서 SMR을 보는 눈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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