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과 함양군 공무원이 군수의 지시로 특정 민간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허위 사업계획을 추진하거나 입찰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부실 행정을 펼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하동군 전경. 하동군 제공

15일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하동군은 옛 하동역 부지를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기 위해 허위 사업계획서 등 위법한 절차를 통해 해당 부지를 매입한 뒤 해당 업체에 재매각을 추진한 사실이 적발됐다.

2018년 10월 하동군수는 특정 민간사업자의 아파트 조성 사업을 위해 옛 하동역 부지를 레일 MTB 사업 목적으로 매입 후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라는 부당 지시를 했다. 이에 하동군 A 계장 등은 허위로 레일 MTB 사업 목적으로 국유지 매입 절차를 진행했으며, 이후 의회 승인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해당 부지를 아파트 부지로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군은 민간사업자의 아파트 사업 추진을 도와주기 위해 해당 부지에 대한 영업손실 보상금 1억2787만 원을 예산으로 집행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하동군수 등에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국유지 등을 매입하고 민간사업자에게 매각을 추진한 업무 관련자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2022년 10월 기존 사전협의 철회를 통보하고 MTB 사업 부지에 대한 아파트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취소하는 내용을 통보했으며 해당 부지에 하동 드림스테이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함양군청 전경.함양군 제공

함양군 또한 2019년 함양군수로부터 함양 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가동보 납품업체 선정에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하라는 부당 지시를 받고 위법한 절차로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함양군은 특정 업체에 가동보 납품(20억여 원)과 관련해 특혜를 부여하고 설계와 다른 가동보가 설치됐는데도 이를 그대로 준공 승인하는가 하면 가동보 높이를 불필요하게 상향 조정해 약 6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와 함께 호안 블록 납품(4억여 원)과 관련해서도 특정 업체를 위해 입찰 방식을 변경하는 등 특혜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함양군수 등에게 계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 요구하는 한편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저해하는 일이 없게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함양군은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향후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훈련을 통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산청·함양군과 남해·하동군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총 21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4건에 대한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