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윤상기 전 경남 하동군수와 서춘수 전 경남 함양군수의 비위를 적발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하동군청 전경. 하동군 제공

윤상기 전 하동군수는 2018년 10월 국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소유하고 있는 구 하동역사와 인근 철로 부지를 군 예산으로 매입하라고 지시했다. 윤 전 군수는 이 부지에 민간 업체가 아파트를 짓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런 목적으로 국유지를 민간에 넘기는 것은 통상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에 윤 전 군수는 하동군이 레일 바이크 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처럼 허위 계획서를 작성하게 했다. 하동군은 이 계획서로 공유재산심의회의 승인과 군의회 의결을 받아 2020년 3월 군 예산 16억여 원으로 국유지를 사들였다. 하동군은 이 부지를 민간 건설사인 A사에 매각해 아파트를 짓게 하려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하동군의 담당 과장은 사업 목적을 속여 국유지를 사들이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반려했으나, 상관인 국장까지 압력을 가하자 어쩔 수 없이 결재했다.

서춘수 전 함양군수는 2019년 5월 지역 하천에 가동식 보(洑)를 설치하는 사업에서 군청 공무원들에게 A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라고 부당 지시했다. 또 가동보의 적정 높이가 1.39ｍ였는데도 2ｍ로 계획하게 해 A 업체에 6억 원의 예산이 더 지급되게 했다.

함양군청 전경. 하동군 제공

한편 A 업체는 함양군에 자사가 특허를 지닌 공법으로 가동보를 시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계약을 체결하고도 실제로는 통상적인 공법으로 시공했다. 그런데도 함양군은 가동보를 준공 처리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