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문 닫은 ‘물만골 공부방’은 경남 양산시 소주동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물만골 공부방을 이끌었던 김현선 아가다 수녀가 지난 1월부터 이곳에 ‘물만골 지역아동센터’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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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김현선 아가다 수녀가 경남 양산시 물만골 지역아동센터의 ‘물만골 공부방’의 간판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전민철 기자 |
김 수녀는 부산 내에서 ‘물만골 공부방’을 계속 사용하면서 활동하고 싶었다. 하지만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광풍 속에 공부방을 옮길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연제구와 남구 등 일대에서 지역 성직자들과 공부방 이전지를 찾았지만 “여기는 재개발 지역이라서 몇 년 뒤면 다시 이사를 가야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고 뜻을 접었다.
결국 양산으로 눈을 돌렸고, 공단지역에 있는 이곳을 선택했다. 김 수녀는 일대의 초등학교가 다문화학교로 지정될 만큼 이곳에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수녀는 “물만골 공부방의 지향점은 ‘소외된 이웃’이었다. 아무 데나 갈 수도 있었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공간의 공식 명칭은 ‘물만골 지역아동센터’지만 정문의 간판은 ‘물만골 공부방’이라고 쓰여 있다. 물만골 공부방에서 떼온 간판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김 수녀를 비롯한 공부방 관계자들도 센터가 아닌 공부방으로 이 공간을 일컫는다. “양산에 있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물만골과 그곳에서의 공부방이 남아 있다. 이름을 바꾸면 소외되고 가난했지만 함께 웃고 울면서 생활했던 ‘물만골 공부방’ 시절을 잊을 것 같았다. 미력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물만골의 기억을 간직하고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데 노력하겠다.”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