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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한 ‘킬러문항’ 기준 모호…변별력 확보 여전히 불투명

정부 9년 만에 사교육비 대책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3-06-26 19:32:03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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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출액 26조 역대 최대
- 최근 3년 킬러문항 22개 공개
- EBS 강화, 유료강좌도 무료로

- 유아 사교육비에도 칼 빼들어
- 유-초 연계 이음학기 꾸리고
- 영어유치원 편법 운영 정상화

- 현장 교사 “약효 있을지 의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26조 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9년 만에 다시 칼을 빼 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고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입시를 준비하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수능 킬러 문항 배제에 무게중심이 쏠린 이번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한 대책과 수능 ‘킬러문항’ 공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간 수능 등 킬러 문항 22개 출제

26일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사교육비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다시금 사회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2014년 수능 준비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 발표 9년 만에 나왔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3월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 학생 7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대인 26조 원으로 집계됐다. 어학 연수비나 유아 대상 사교육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은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2017년 27만2000원에서 2022년 41만 원으로 50.9% 급증했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고난도 문제를 출제해 학생이 학원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교육비를 끌어올린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국·영·수 킬러 문항 사례를 보면 2021학년도 수능에서 1개, 2022학년도 수능 7개, 2023학년도 수능 7개,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7개 등 총 22개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하고, 교육부·현장 교원 중심으로 킬러 문항 점검팀을 구성해 킬러 문항을 골라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에서는 이런 부류의 킬러 문항을 출제 단계에서부터 배제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선정 기준이 여전히 모호해 평가가 다를 수 있고, 킬러 문항 없이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할지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중·고교 교과 보충용 사교육을 줄이고자 EBS 시스템을 개편하고 유료 강좌인 ‘중학 프리미엄’을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아 사교육비 조사 신설

최근 논란이 된 초등학생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새로운 진로를 학생·학부모에게 안내한다.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를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새싹캠프’를 확산한다. 의대입시반과 관련해서는 실태점검을 해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취학 전 아동에 대한 사교육 수요도 경감한다. 초등 입학을 앞둔 사교육 수요에 대비해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운영한다. 유아 사교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아 사교육비 조사를 신설한다.

이른바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수요와 관련해서는 영어·예체능 등 수요가 높은 방과후 과정 운영을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 일부 유아 영어학원이 사실상 유치원처럼 운영하는 편법 운영을 막기 위해 한글과 예체능 수업을 금지하고, 급식도 주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으로 사교육비가 경감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산지역 한 교사는 “수능 문제 출제에 있어선 교수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교사는 일부 출제에도 관여하지만 주로 검토 역할을 맡는 실정”이라며 “공정한 수능 평가 실현을 위해서는 현장 교사의 참여뿐만 아니라 일정비율 이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교육 문제는 대한민국의 교육열과 대학 입시 체제, 노동시장의 임금·근로조건, 저출생 현상 등과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데다 결국 공교육의 질이 높아져야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수능 킬러문항 예시

▷ 2022학년도 수능 미적분 29번 = 삼각함수, 사인법칙 및 함수의 극한이 결합된 형태의 문항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다소 복잡한 형태의 함수를 다룸.

▷ 2021학년도 수학 나형 30번 = 미분계수의 기하학적 의미, 미분 가능성과 연속성의 관계, 함수의 그래프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되어 문제해결 과정 복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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