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원팀이 되어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선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킨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섣부른 낙관도, 어설픈 비관도 하지 않고 득표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4일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관해 밝혔다. 박 시장은 2021년 4월 보궐선거로 부산시장에 당선돼 잔여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7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 시장은 민선 8기 1주년 소감으로 “저로서는 지난해가 두 번째 취임이었다. 앞선 1년 3개월의 임기 동안 펼친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시정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목표와 비전은 일관되게 설정되어 있었다. 부산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엔진이 될 수 있도록 ‘글로벌 허브도시’로 거듭나는 것,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시민 행복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 비전 아래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는데, 그중 월드엑스포 유치를 추동력으로 삼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부산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 또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고 장점인 환적항에 금융, 그 위에 디지털 신산업을 얹었고, 여기에 문화·관광 콘텐츠를 더해 국제 허브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애썼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한민국이 ‘원팀’이 된 것을 꼽았다. 그는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한민국 전체가 원팀이 되었다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한 바퀴(서울)가 아닌 두 바퀴로 돌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부산시와 경상남도의 행정통합에 관해서는 오는 12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이를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개인적으로 한 차례 여론조사를 가지고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행정통합에 대해 알고 있는지, 어떤 내용을 더 공유해야 할지 등을 파악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부울경 특별연합에서 추진하려던 80여 개 과제를 곧 출범할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연합이란 행정기구가 추진이 안됐다고 해서 부울경 광역공동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부산시가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없다. 다만 이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국제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고, 시는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했다. 2년 전부터 부산 해역과 수산물 등에 대한 방사능 오염 조사를 해왔고, 아직 방사능이 검출된 적은 없다. 이 문제에 더 철저히 대비할 것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시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수산업계나 자영업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임기 동안 아쉬운 점에 대해 “성격이 급한 편이라 일이 빨리 진행되길 바라는데 그에 비해 중앙정부의 규제나 지방의 관행 등으로 행정이 속도를 그만큼 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이어 월드엑스포 유치에 매진하느라 민생 현안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해외에 나가는 만큼 국내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정책을 만들고 구현하는 데 애쓰고 있다. 소상공인 정책부터 신혼부부 청년 일자리 장애인 복지 등 많은 부분에 신경 쓰고 있으며, 최근 안전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꼼꼼히 잘 챙겨 삶의 질을 높이고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