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를 가공한 마약을 흡입하고 대마 종자 씨앗을 소지한 러시아인 노동자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해양경찰서가 현장에서 압수한 마약류 물품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해양경찰서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흡입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러시아인 노동자 5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원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마약을 함께 피우고 대마 종자 씨앗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해경은 지난 3월부터 부산 영도구의 한 조선수리업체에서 근무하는 러시아 불법체류자 다수가 상습적으로 마약을 흡입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해 왔다. 해경은 부산출입국·외국인청과 합동 단속을 펼쳐 지난 13일 해당 조선수리업체에서 러시아인 마약류 사범 5명과 불법체류자 7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이들을 대상으로 부산과학수사연구소에 마약 감정을 의뢰한 결과, 마약류 사범 5명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텔레그램 마약상으로부터 ‘던지기’ 수법을 통해 마약을 구매했다. 마약상이 지정한 QR코드를 통해 편의점에서 결제를 진행한 뒤, 마약을 둔 ‘좌표’를 알려주면 이를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이들이 구매한 마약은 일반 대마초보다 작용성이 10배 강력한 마약 ‘해시시(hashish)’로 1㎏을 얻기 위해선 30㎏의 대마초가 필요하다. 해시시는 알약 형태로, 1정당 15번 가량 흡입할 수 있으며 조현병 등을 초래한다. 해경은 이들의 주거지에서 해시시 3정과 흡입 파이프 5개를 압수했다. 또 일당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항공 우편을 통해 3종의 대마 종자 씨앗을 주문·소지한 것을 적발하고 이를 압수했다.

해경은 유통책 수사와 더불어 적발되지 않은 마약류 사범이 있는지 등을 추가 수사할 계획이다. 함께 검거된 불법체류자 7명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광역단속팀에서 긴급보호조치와 함께 고용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향후에도 부산출입국외국인청과 마약류 및 불법체류자 첩보를 공유해 다양화·지능화·광역화돼 가는 마약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