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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대재해법 1호 재판…원청 면죄부 줄까 勞는 격앙(종합)

주차타워 작업 노동자 숨진 사고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3-07-20 19:36:4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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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대표 “공소사실 모두 인정
- 단기간 도급에 법 준수 힘들어”

- 최근 엘시티 추락사 관련 판결
- 법원, 원청 부과 행정처분 취소
- 노동계 “위험의 외주화 경종을”

부산 1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사건 심리가 20일 시작됐다. 노동계는 최근 법원이 ‘엘시티 추락사’를 두고 원청에 부과된 행정 처분을 취소(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8면 보도)한 것과 관련, ‘법 제정 취지에 걸맞은 판단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라’고 주장했다.

20일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가 ‘부산 1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재판을 앞두고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부산지법 형사4단독(장병진 부장판사)은 이날 중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사 대표이사 B 씨, 현장소장 C 씨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열었다. 하청업체 법인 D 사와 현장 관계자 E, F 씨 2명도 함께 기소돼 재판에 출석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 25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안전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외국인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A 사로부터 주차타워 단열공사를 하도급받은 D 사 소속 직원으로 사고 당시 지하 1층 주차타워 내부에서 단열재 부착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신호수와 작업 지휘자가 없어 이를 모르던 F 씨가 주차 타워를 작동시켜 피해자는 3.3t짜리 균형추에 끼여 사망했다.

검찰은 중처법에 따라 원청에도 책임을 물었다. 검찰은 “B 씨는 경영 책임자로서 종사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 선정을 위해 도급받는 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능력과 기술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기준과 절차에 따라 도급이 이뤄지는지 점검하는 등 안전·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이행에 관한 조치를 소홀히 해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청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전체 도급 기간이 10일로 단기간이어서 법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다 이행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나머지 전체적인 공사에 대해서는 모든 요구 사항을 지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에 앞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위험의 외주화·이주화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성명을 낸 뒤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걱정부터 앞선다. 부산지법이 ‘엘시티 추락사’를 두고 원청에 내린 행정 처분은 부당하다고 봤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부산지법 행정2부는 2018년 엘시티에서 일어난 추락 사고로 노동자 4명이 숨진 것에 대해 해운대구가 직접 공사를 맡은 하청이 아닌 원청에 부실벌점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이들은 “하청업체는 원청의 지시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모든 안전관리 책임 또한 원청에 있는데도 벌점 부과가 안 된다고 본 것은 위험 책임의 외주화를 더 확산시키는 판결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고용노동청이 중처법을 적용해 송치한 사건은 이 사건을 포함해 2건이며, 13건의 중처법 사건을 조사 중이다. 부산운동본부 박수정 집행위원장은 “원청의 형사적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만 법 제정 취지가 퇴색하지 않는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에 제한이 생기는 행정 처분이 더 효과적일 수 있는 만큼, 원청을 대상으로 한 형사적 처벌과 함께 행정적 처분이 이뤄지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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