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대중교통 혁신’을 위해 마산·창원·진해 권역을 오가는 도시철도(트램) 구축에 속도를 낸다. 최적 노선을 선정하기 위해 사전타당성 용역에 착수하면서다. 다만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도 막대한 운영비가 부담돼 사업이 무산된 적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 창원시 도시철도 노선도. 창원시청 제공

창원시는 지난 6월 도시철도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용역비는 2억7600만 원이다. 창원시는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 체계)·시내버스와 연계한 도시철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도심 간 20분, 도심 진입 40분을 실현하는 통합 대중교통 체계를 갖춘다.

향후 1년6개월간 3개 노선을 대상으로 재무 타당성 등을 검토한다. 구상 노선은 1호선 마산역~창원중앙역(15.82㎞), 2호선 창원역~진해역(19.28㎞), 3호선 월영광장~진해구청(33.3㎞) 등이다. 내년 6월께 중간 결과가 나오면 시민·전문가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최적 노선을 정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한다.

이어 2025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2028년 국토부 사업계획 승인 등 절차를 밟아 2031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노선당 1994억 원, 1840억 원, 6819억 원으로 총 1조1653억 원이다. 이 중 국비 60%가 지원된다.

창원시는 트램이 들어서면 열악한 대중교통 체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시는 울산시와 함께 지하철·경전철 등 도시철도가 없는 유일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도 사업을 포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6468억 원을 들여 마산 가포동~진해구 석동 30.36㎞ 구간 등에 노면전차를 운행할 계획을 세웠지만 2014년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잘못된 수요 예측이 거론된다. 당시 시는 부산 등 주요 도시철도의 수요 실적을 지역 인구 108만 명에 대입해 2021년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을 11만1860명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이 엉터리 수치라며 공개 검증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불거졌고 재분석한 결과 기존 대비 62%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매년 300억 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됐다. 이번에 다시 검토하는 3호선은 그 당시 노선과 구간과 사업비가 엇비슷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민단체는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유현석 창원YMCA 사무총장은 “자가용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체계 변화가 필요한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재정을 투입해 시민이 누리는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는 사업”이라며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