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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호신용품, 정당방위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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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칼부림을 시작으로 흉기난동이 잇따르자 시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신용품 구매율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 사용에 주의를 요했다.

11일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확인된 살인예고 글은 315건. 115건에 연류 된 119명을 검거하고 이 중 11명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됐다.

온라인 살인예고 글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올라오기 시작했다. 폭증한 시점은 지난 3일 서현역 흉기난동 이후.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에게 ‘흉기 난동 사건을 접한 후 범죄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 95%가 ‘이런 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거나 걱정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행동 변화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32.8%가 ‘길을 걸어 다닐 때 이어폰을 꽂지 않는 등 주위를 좀 더 경계하고 살펴봤다’고 답했다.

잇따른 흉기난동과 살인예고 글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살해 예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알림 서비스 ‘테러리스(terrorless)’까지 출시됐다.

테러리스 이용자들은 테러 예고 게시글이나 관련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 링크, 테러가 예고된 지역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 검거 여부도 볼 수 있다. 지난 7일 기준 5만여 명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살인예고 글을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 형법상 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처벌 규정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구속 수사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 6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온라인 살인 예고 글에 대해 “단순 장난으로 돌릴 수 없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치안 행정력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없도록 하는 범죄”라며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 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대폭 늘었다.

호신용품에는 전기충격기, 삼단봉, 호신용 스프레이, 너클 등이 있다. 대부분 허가 없이 구매할 수 있으나 전기충격기는 10mA(밀리 암페어)이상이면 경찰서에서 소지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스총은 전과 이력이 없고 만 20세 이상이면 경찰서 허가를 받아 이용 가능하다.

11번가에 따르면 신림동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호신용품 거래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202%, 직전 주(7월9~21일) 대비 224% 증가했다. 여성 주문자는 168%, 남성 주문자는 263% 늘었다.

인터파크쇼핑의 호신용품 거래액도 증가했다. 인터파크쇼핑의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호신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전월 대비 399% 증가했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평균을 낸 월간 네이버 인기 검색어 톱10에는 호신용품(1위)을 비롯해 방검복(2위), 삼단봉(3위), 호신용 스프레이(4위), 전기충격기(9위)가 이름을 올렸다.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정당방위 성립요건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형법 제21조에 따라 정당방위가 성립되려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 ▲자신 또는 타인의 법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목적 ▲방위 행위에 대한 상당한 이유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야간 상황이거나 불안·공포를 느낀 상태, 흥분·당황했을 때 발생한 행위에 대해선 처벌하지 않는다.

경찰청이 지난 2011년 마련한 ‘폭력사건 정당방위 처리지침’에 ▲누군가를 해치려 할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 ▲상대의 폭력을 막기 위한 최소한도의 폭력 ▲상대의 피해 정도가 자신의 피해 정도 보다 적을 것 등의 기준을 담았다. 아울러 ▲치료하는 데 3주 이상 걸리는 상해 ▲자신의 도발에 의해 발생한 폭력의 경우 ▲먼저 폭력행위를 할 경우 ▲상대방의 폭력보다 나의 방어가 지나쳤을 경우 ▲상대가 폭력을 그만둔 이후 발생한 방어 등에 대해선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는다. 경찰청은 정당방위 판단을 위해 ‘폭력사건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2021년 12월 30일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 식당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A씨가 유아용 의자를 넘어뜨려 B(1)양을 다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일로 B양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당시 B양 아버지 C씨는 화가 나 A씨의 뒤통수를 두 차례 때렸다. A씨 부모는 조현병을 이유로 선처를 부탁했지만, C씨는 같은 일이 반복될까 봐 A씨를 고소했다.

이후 A씨 부모도 C씨를 맞고소했고, C씨는 폭행 혐의로 지난해 검찰에 송치됐다. C씨는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A씨를 때린 행위가 앞선 사건이 종료된 뒤 벌어진 탓에 성립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일권 변호사는 “형법상으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서 행하는 행위는 정당방위로 본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인천의 한 공원에서 흉기를 들고 덤빈 친구를 맨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D씨. 당시 D씨는 술을 마시다 친구와 다투게 됐는데 이때 친구가 들고 있는 흉기에 팔이 찔렸다. 화가 난 D씨는 친구의 손을 쳐 흉기를 떨어뜨린 뒤 친구를 폭행해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재판에서 D씨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과잉방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D씨의 형은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일권 변호사는 과잉방위에 대해 “예를 들어, 피해자가 방어를 목적으로 범인을 제압한 후 제압을 더 시키기 위해 혹은 흥분해서 범인을 계속 때려 기절 시켰을 경우 정당방위 인정이 안 되거나 과잉방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잉방위면 정당방위는 아니지만 면책을 받을 수 있다”

호신용품이라도 상황과 위력 정도에 따라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도 정당방위·정당행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경찰관 직무직행법 제10조에 따르면 경찰관은 무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항거·도주하려고 할 때 ▲경찰관으로부터 3회 이상 무기·흉기 등을 버리라는 명령을 받고도 따르지 않으면서 계속 항거할 때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 사람에게 위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법인 제압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했다가 폭력 범죄로 처벌된 일부 사례들 때문에 경찰 등 법집행 공직자들이 흉악범을 제압하기 위해 물리력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며 “ 법령과 판례에 따르면 흉악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의 정당한 물리력 행사는 정당행위·정당방위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위법성 조각사유에 충분히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은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에서의 물리력 행사에 대해 경찰과 일반시민의 정당행위·정당방위 등 위법성 조각사유와 양형 사유를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 적용해 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예찬 청년 최고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흉기 난동과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흉악범 진압을 위한 경우라면 경찰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고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청장이 급박한 상황에서 경고 없이 실탄 사격을 지시했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제압해도 과잉 진압을 운운해 책임을 지게 만들면 누가 유사시 실탄 사격을 하겠는가”라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흉악범 진압 면책권 도입과 정당방위 인정 확대를 논의해줄 것을 정부 당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야당 시절인 2021년 11월에 테이저건 카트리지 값을 아끼지 말고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라고 주문했었고,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었다”라며 “제압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과잉진압 시비에서 경찰관을 보호할 것을 주문했다. 돌발행동을 하는 범죄자를 예견해 말을 수 는 없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확실한 제압을 할 수 있도록 훈련과 면책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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