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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금주령 뒤 상권 되살리겠다고…‘비상예산’ 들여 가수공연?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8-15 19:43:30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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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수영구 내달 수변공원 행사
- 파생소비로 상인 반발 무마 차원
- ‘긴급상황용’ 예비비로 집행 계획
- 구의회 “병 주고 약 주기식 조치”
- 일회성 행사 실익 없다는 지적도

부산 수영구가 지난달 1일 민락수변공원 금주공원 시행 이후 상권이 침체됐다는 인근 상인의 반발이 잇따르자 긴급한 상황에서 써야 하는 ‘비상 자금’ 성격의 예비비로 트로트 가수 초청 행사를 열 계획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수영구의회는 시급하고 불가피한 상황에 써야 할 예비비를 일회성 행사에 쓰는 건 용도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락수변공원 금주공원 지정 이후 야외 술자리 등이 사라진 모습. 국제신문DB
수영구는 이르면 다음 달 초 민락수변공원 야외무대에서 트로트 가수 초청 공연을 열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민락수변공원 금주공원 지정 이후 상권이 침체했다는 상인 반발이 이어지자 가수를 섭외해 관람객의 파생 소비를 유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섭외비 5000만 원을 구의 일반 예비비로 집행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예비비는 지자체가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 지출이나 초과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일반회계 예산총액의 1% 범위 내에서 편성하는 예산이다. 즉 예산 사용이 불가피한 긴급한 상황에서 쓰기 위해 비축하는 비상용 자금 성격이다. 예비비는 태풍 피해 복구 등에 쓰이는 재난재해 목적 예비비와 사용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일반 예비비로 나뉜다.

구는 민락수변공원 일대 상권 회복이 긴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예비비를 사용해 가수 섭외를 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예비비는 사용 전에 구의회의 승인을 거칠 필요가 없지만, 사용 이후에는 다음 연도 결산 시 지방의회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따라서 구는 지난 11일 오후 예비비 집행과 관련해 수영구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예비비 사용 계획을 통보했다. 구 관계자는 “민락수변공원 일대 상권 회복이 시급한 문제로 인식돼 예비비 지출 계획을 잡았다”고 밝혔다.

구의회는 예비비 지출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구가 지난해 금주공원 지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근 상권에 미칠 여파를 감안한 정책 추진을 했어야 하는데 상인과 의논 한번 없다가 ‘병 주고 약 주기식’ 조치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수영구의회 김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회성 공연 행사가 민락수변공원 상권 회복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가수 공연은 태풍 피해 구호 등 긴급한 상황에 쓰여야 할 예비비 조성 목적에 비춰볼 때 불가피하게 써야만 하는 예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은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었던 행정 수요로 인해 추경 편성이나 의회 승인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급한 상황에서 쓰는 예산이지만, 오히려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걸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 타당성이 떨어지는 일회성 공연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한 대화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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