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와 아내에게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게 한 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17일 부산고법은 존속살해미수, 살인미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양형부당을 주장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판결에 따르면 A 씨는 평소 장모와 아내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12일 A 씨는 부산 영도구 주거지에서 아내와 다툼을 벌였다. 이후 귀가 하지 않는 아내에게 연락을 하자 ‘앞으로 보고 싶지 않다. 이대로 끝내자’는 답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장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를 바꿔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어 욕설과 함께 찾아오지 말라는 말을 듣자 격분해 흉기를 들고 장모의 집을 찾아갔다. 이후 장모가 욕을 하자 ‘어머니, 지금 죽으면 호상입니다’라고 말하며 흉기로 장모의 복부를 찔렀다. 말리던 아내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두 사람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받은 A 씨는 항소심에서 우발적 범행이며 자수한 점을 감형 사유로 참작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이후 경찰서 인근을 찾아가긴 했으나 자수할 것인지 망설이던 중 경찰의 전화를 받고 현재 위치만 알려준 것에 불과해 자수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해 원심 형을 바꾸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