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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홈피 전화로 소금 주문했는데…돈만 꿀꺽한 사기

오염수 우려 사재기 특수 노려…대표 번호 해킹해 전화 가로채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9-20 19:16:1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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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염 주문 대금 받고 잠적
- “7000만 원 날려” 전국서 피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빚어진 시기에 국내 식품판매 대기업 전화번호를 해킹하는 수법으로 천일염 판매 대금을 가로챈 신종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대기업 대표전화가 해킹 당했을 것으로는 상상도 못했다”며 울분을 터뜨리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CJ제일제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칭 사기범죄 주의 안내문. CJ제일제당 홈페이지
20일 부산 연제구에서 죽염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59) 씨는 지난 6월 지인을 통해 CJ 제일제당 계열사인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천일염 회사에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천일염을 판다는 정보를 접했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 소식에 소금 가격은 갈수록 오르는데, 판매 중인 소금 재고는 바닥을 보여 불안하던 때였다.

이 씨는 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판매 담당자와 통화했다. 이후 문자로 회사 사업자번호와 담당 직원의 명함 등 정보를 받은 뒤 별다른 의심 없이 소금 3200포대 구매 대금인 7040만 원을 송금했다. 가격은 20㎏ 기준 2만2000원으로 시중가(2만8000원)보다 쌌다. 하지만 계좌로 입금한 뒤에도 소금은 배송되지 않았다.

이 씨가 통화한 곳은 천일염 회사를 사칭한 사기 업체였다. 인터넷에 공개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누군가 이를 해킹해 외부로 전화가 돌려지게끔 만든 신종 사기 수법에 걸려든 것이다.

이 씨는 “국내 최고 기업이 만드는 소금이라 믿고 샀는데 사기꾼들한테 날벼락을 맞았다. 사업자 번호와 명함까지 확인해 사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CJ 제일제당은 해킹당한 계열사 전화번호를 복구하고 홈페이지에 사칭 범죄 주의 안내문을 개시했다. 안내문을 보면 “CJ제일제당과 신의도 천일염은 유선 통화를 통한 주문을 받지 않으니 전화 사기에 유의 바란다”고 밝혔다. CJ 관계자는 “회사가 입은 도용 피해에 관해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 진행을 지켜보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다수로 파악된다. 강원도 수산업계 종사자 A 씨도 같은 수법으로 천일염 대금 5400만 원을 잃어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강원도경찰청은 사기 등 혐의로 현금운반책 B 씨 등 4명을 붙잡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대포통장에 입금한 천일염 판매 대금을 인출해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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