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천 실종 사고(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8면 등 보도)로 도심하천 재난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순식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 등 새로운 유형의 재난 상황에 대한 판단이 뒤처져 평소보다도 늦게 진입로 직접 차단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처가 미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천천은 지자체 3곳으로 나뉘어 관리되는 터라 재난 상황시 통합·일괄적인 대응도 부실한 등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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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온천천 실종사고 당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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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취재를 종합하면 온천천 실종자 A(50대) 씨는 그날 오후 2시50분 온천장역 아래 온천천으로 처음 진입했다. 이후 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 근처까지 가 용무를 본 뒤 다시 온천장역으로 향했다. A 씨는 오후 5시40분 온천장역 인근의 37번 진입로로 하천을 나가려 했지만, 입구가 막혀 다시 하천으로 돌아갔다. 근처에는 비상 버튼이 부착돼 수동으로 입구를 개방할 수 있다. 그러나 A 씨는 버튼을 찾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급격히 불어난 강물에 휩쓸렸다.
온천천(15.62㎞)은 부산 금정·동래·연제구를 지나 수영강으로 흘러든다. 온천천의 유지·보수나 재난 대응은 이들 3개 지자체가 관할에 따라 각자 수행한다. 그러다 보니 호우시 온천천 진입로 차단 시각이나 안내방송 송출 시각 등도 제각각 이뤄진다. 당일 금정구는 오후 5시6분부터 출입 제한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송출됐다. 동래구는 오후 5시46분, 연제구는 오후 8시27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진입로 차단 시각도 달랐다. 온천천에는 자동 차단 설비가 달려 있다. 금정구는 이날 오후 5시29분, 동래구는 오후 5시40분, 연제구는 오후 6시 설비를 작동시켰다. 동래구 명륜역에서 금정구 온천장역으로 걸어온 A 씨에게 사실 전달이 잘 이뤄졌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사람이 직접 진입을 차단하기 시작한 시기도 제각각이었다. 특히 금정구는 투입 시기도 다소 늦었다. A 씨처럼 진입로 차단 전에 이미 온천천으로 들어온 시민은 도로단속원에 의해 바깥으로 안내된다. 차량 스피커를 통해 통제 사실을 알리거나, 온천천을 거니는 사람에게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직접 계도하는 식이다. 많은 비가 예고된 날에는 차단 설비 통제 2~3시간 전에 이들을 배치하는 것이 통상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당일 부산에 호우주의보가 내린 건 오후 4시30분이다. 금정구는 이미 차단 설비가 작동한 뒤인 이날 오후 5시30분에야 단속원을 투입했다. 연제구도 설비 가동 30분 전인 이날 오후 5시30분께에야 인력을 배치했다. 동래구 역시 입구를 막기 약 20분 전인 이날 오후 5시20분께 입구를 막았다. 동래구 관계자는 “평소에는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될 때 2~3시간 전부터 현장에 배치되지만, 이날은 강수량이 적다가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렸던 터라 투입이 평소보다 다소 늦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20분 온천천 수위는 0.49m로 평소 수준이었다가 오후 5시40분 0.87m, 오후 6시15분 2.13m로 급격히 상승했다.
적어도 재난·안전 상황에서만큼은 온천천 통합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정구 관계자는 “통상 금정구가 가장 먼저 진입로를 차단하고 동래구와 연제구는 그 뒤에 문을 닫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진입로가 막히는 시간, 도로단속원이 투입되는 시간이 다 다르다. 온천천은 물리적 구분 없이 금정구부터 연제구까지 쭉 이어지기 때문에 시민 입장에선 ‘조금만 걸어가니 통제가 없다. 걸어도 되겠다’는 식의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관리상 난점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