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온천천에 휩쓸려 실종된 여성(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8면 등 보도)이 해운대구 수영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운영·관리 주체가 지자체별로 나뉘어 진입로 직접 차단 인력 투입 등에 엇박자가 나지 않았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재난 대응 차원에서 온천천을 통합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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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온천천 실종사고 당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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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천 재난 방송 인력 투입 시각 제각각
24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숨진 A(50대) 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50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아래 온천천으로 처음 진입했다. 이후 다음 역인 명륜역 근처에서 용무를 본 뒤 다시 온천장역으로 향했다. A 씨는 약 3시간 후인 오후 5시40분 온천장역 인근의 37번 진입로로 하천을 나가려다 입구가 막혀 다시 하천으로 돌아갔다. 입구 근처에 있는 비상 버튼을 눌러 문을 열 수 있었으나 A 씨는 버튼을 찾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급격히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실종 사실을 전달받은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특수구조대, 인명 탐색견, 소방 헬기까지 동원해 연안교 부근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으나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23일 0시15분께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부근 수영강을 지나던 시민이 그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주검을 수습할 수 있었다. 온천장역에서 8㎞가량 떨어진 지점이었다.
온천천(15.62㎞)은 부산 금정·동래·연제구를 지나 수영강으로 흘러든다. 온천천 유지·보수는 물론 재난 대응도 이들 3개 지자체가 나눠 수행한다. 호우시 온천천 진입로 차단이나 안내방송 송출 시각 등도 제각각 이뤄진다.
사고 당일 금정구는 오후 5시6분, 동래구는 오후 5시46분, 연제구는 오후 8시27분에 스피커를 통한 출입 제한 안내를 했다. 진입로 차단 시각도 달랐다. 금정구는 이날 오후 5시29분, 동래구는 오후 5시40분, 연제구는 오후 6시 자동 차단 설비를 작동시켰다. 동래구 명륜역에서 금정구 온천장역으로 걸어온 A 씨에게 안내 방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자체 경계 넘어서면 통제 사라져…판단 혼선
A 씨처럼 진입로를 차단하기 전에 온천천으로 들어온 이는 도로단속원이 차량 스피커를 통해 통제 사실을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계도하는 형태로 바깥으로 안내된다. 많은 비가 예고된 날에는 차단 설비 통제 두세 시간 전에 이들을 배치한다.
그러나 사고 당일 부산에는 오후 4시30분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온천천 관리 지자체는 1시간 지난 후에야 도로단속원을 투입했다. 금정·연제구는 이날 오후 5시30분, 동래구는 5시20분으로 도로단속원 투입 시각도 조금씩 차이가 났다. 동래구 관계자는 “평소에는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될 때 두세 시간 전부터 현장에 배치되지만, 이날은 강수량이 적다가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렸던 터라 투입이 평소보다 다소 늦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내리면 온천천은 순식간에 불어난다. 사고 당일 오후 5시20분 온천천 수위는 0.49m로 평소 수준이었다가 20분 만에 0.87m로 배 가까이 상승했고, 55분 만인 오후 6시15분에는 2.13m가 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도 재난·안전 만큼은 통합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반성이 나온다. 금정구 관계자는 “금정구가 가장 먼저 진입로를 차단하고 동래구와 연제구는 그 뒤에 문을 닫는 식으로 진행된다. 진입로가 막히는 시간, 도로단속원이 투입되는 시간이 모두 다르다”며 “관리에 시간 차가 생길 수 있고, 온천천을 걷는 시민은 ‘조금만 걸어가니 통제가 없다. 걸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