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 부지 두고 市와 갈등

- 청사 부지로 매수한 장미원 대신
- 덕천공원 선정해 용도변경 주장
- 市 “애초 목적 외엔 땅 반환해야”

# 금정구, 비현실적 계획 지적

- 2050년 준공 목표 용역 발주
- 기금 마련이라는 이유 댔지만
- 27년 후 수요 예측 불가 지적

부산지역 기초지자체가 추진하는 신청사 건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구는 부산시와 신청사 부지 문제로 대립하고 있으며, 금정구는 최근 진행한 신청사 관련 용역의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산 북구청(왼쪽), 부산 금정구청 전경. 국제신문 DB

■북구 신청사 부지 선정 ‘후폭풍’

5일 북구에 따르면 오태원 북구청장은 지난달 14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신청사 건립을 위한 시비 지원과 이전 부지인 덕천생활체육공원(덕천공원)의 용도를 공원에서 공공청사 부지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애초 신청사 부지로 예정됐던 화명동 장미원(1만8950㎡) 부지를 북구로부터 돌려받지 않는 이상 덕천공원의 용도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북구가 “장미원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서는 등 장미원 소유권을 두고 시와 북구 간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시와 북구가 2004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장미원의 매각일(2021년 6월 1일)로부터 이곳을 10년 이상 공공청사로 활용하지 않으면 북구는 134억 원을 돌려받고 땅을 반환해야 한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북구가 지난 4월 신청사를 덕천공원에 짓기로 결정(국제신문 지난 4월 27일 자 8면 등 보도)하면서 장미원의 공공청사 건립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시는 그간 부지 반환을 요구해 왔다. 공공청사 건설을 목적으로 북구에 장미원을 싼값에 매각한 것인데, 이 목적을 지키지 않는다면 계약상 땅을 반환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장미원에 문화시설을 지어 제2 청사로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부지를 반환하지 않아도 되며, 장미원 반환과 덕천공원의 용도변경은 별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는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관공서와 문화시설은 엄연히 달라 명칭만 제2 청사로 설정한다고 건물의 용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맞선다. 시 관계자는 “북구가 장미원을 제때 반환하지 않는다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덕천공원의 용도변경 안건을 상정 못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7년 후 준공목표 신청사 벌써 추진

금정구는 지난 3월 신청사 건립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관련 조례를 만들기 위해 5500만 원을 들여 금정구청사 중장기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했다고 5일 밝혔다. 금정구에 따르면 205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11층(연면적 5만12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예산은 1997억 원으로 추정한다. 청사 내외부는 ▷생활체육시설 ▷커뮤니티시설 ▷공공업무시설 ▷다양한 이벤트를 위한 대규모 광장 ▷수익시설 ▷공영주차장 등으로 구성된다. 금정구는 향후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이 나올 때를 대비해 예산 확보 등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50년의 행정 수요를 현재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도시계획전문가 A 씨는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데 2050년의 행정수요를 예측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최소한 미래 수요를 고민한 흔적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청사의 준공(1991년)이 다른 구·군에 비해 오래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부산에서 신청사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동래구청사는 1963년 ▷북구청사는 1977년 ▷해운대구청사는 1981년에 준공됐다. 현 청사는 안전등급 B 등급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신청사 기금 확보 조례안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이번 용역의 목적”이라며 “세부 내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