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서류 준비 길어져 ‘차일피일’
- 신기술 개발해놓고 쓰지도 못해
- 현재 딥러닝 중…연내 구축 불가

부산이 ‘광안대교 끼어들기 AI(인공지능) 자동 단속 시스템’을 개발해 놓고도 실제 단속은 차일피일 미뤄져 상습 정체 구간 내 불법 끼어들기로 인한 이용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부산 광안대교서 시범운행 중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불법 끼어들기 자동단속 시스템 단속 예시 모습. 부산시설공단 제공

8일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전국 최초로 개발한 AI 기술 활용 불법 끼어들기 자동단속 시스템의 연내 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시설공단은 지난 3월까지 자동단속 시스템 구축을 예고했으나 현재는 도입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실제 AI가 단속 권한을 가지려면 경찰청 신기술 심의를 받아야 한다. 지난달 심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서류 준비가 늦어져 아직 신청서를 넣지 못했다”고 밝혔다.

AI 자동단속 시스템 개발은 국비 2억1800만 원을 투입해 광안대교의 고질적인 불법 끼어들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뤄졌다. 딥러닝 기반의 영상분석 기술을 통해 도로 정체 상황을 파악한 뒤, 차량번호 인식과 차선침입 여부를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후 불법 끼어들기 차량 운전자에게 자동으로 과태료(또는 범칙금)를 부과한다.

현재는 경찰이 현장 단속하거나 캠코더 촬영 영상을 일일이 확인한 뒤,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속도 위반처럼 24시간 자동 단속이 아니다 보니, 운전자들도 ‘운 나쁘면 걸리고 아니면 괜찮다’는 식으로 넘어가기 일쑤다. 해운대 경찰서 관계자는 “마지막 출구 방면에서 차 한 대가 끼어들면 뒤따르는 차량이 줄줄이 브레이크를 밟아 결국 10~15분씩 밀리는 현상이 빚어진다”며 “충돌사고라도 나면 출근길 대란은 물론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안대교는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다. 평일 출근시간대 상층부(남구 방면)는 물론 주말 하층부(해운대구 방면)는 불법 끼어들기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2015~2019년 9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78명이 다쳤다. 이는 전국 대형 교량 중 최다 발생 건수다.

시가 예고한 시스템 도입이 늦춰지면서 광안대교 이용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해운대신도시에서 남구 용호동 방면으로 출근하는 A 씨는 “바쁜 출근 시간 15분 이상 가다 서다 반복하며 기다리는데 3, 4차로를 타고 와 마지막에 끼워달라는 ‘얌체’ 운전자 때문에 급정거를 해 위험한 순간이 종종 있다”며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는 신기술 단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단 홈페이지와 국민신문고, 112 신고 전화 등으로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도 월 수십 건씩 빗발친다.

시는 늦어도 내년 중에는 광안대교 상층부에서 AI 자동단속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시범 운행 중으로 빅데이터 학습만 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대교 위에서는 점선 구간에서도 정지하거나 서행하는 차량 앞에 끼어들면 과태료 4만 원(또는 범칙금 3만 원) 부과가 원칙이지만 단속 기준이 모호해 시는 우선 실선 구간만 단속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신기술 심의 통과라는 큰 고비만 넘기면 차량 정체 현상이 사라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효과가 입증되면 하층부는 물론 부산 다른 교량에도 적용해 안전한 통행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