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주익 열사 20주기…노동자는 여전히 사측 손배소와 사투

2003년 한진重 정리해고 투쟁…사측 손배소 고초로 극단 선택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3-10-17 19:34:38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30년간 勞에 청구액 3160억 원
- 노조법개정운동본부 추모회견
- “노란봉투법 통과로 환경 바꿔야”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에 나섰다가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고초를 겪었던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고(故) 김주익 열사가 세상을 등진 지 20년이 지났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김 열사 등을 괴로움에 빠트린 손배·가압류는 여전히 노동자를 사지로 몰고 있다. “노란봉투법으로 20년 전과는 다른 노동환경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17일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국회에서 김주익 열사 20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2조와 3조 개정(‘노란봉투법’·폭력 등의 행위로 인한 손해를 제외한 노동쟁의 중 손해는 책임 청구 대상 제외)을 요구하고 있다. 이은주 의원실 제공
17일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는 국회에서 김 열사 20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2조와 3조 개정(‘노란봉투법’)을 요구했다. 김 열사는 20년 전인 2003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회견 자리에서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김주익’은 손배·가압류에 고통받는 노동약자들의 이름으로, 노동3권에서 배제된 하청과 파견 노동자들의 이름으로 살아남아 아직도 싸우고 있다”며 “수십년 동안 노동권 없는 수많은 ‘김주익’들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노란봉투법”이라고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진중공업노조 지회장이었던 김 열사는 2002년 사측이 인력 체질 개선을 이유로 노동자 650명을 정리해고한 데 맞서 투쟁에 나섰다. 그러자 사측은 김 열사를 비롯한 노조 간부 20명을 대상으로 7억4000만 원 손배·가압류를 넣었다. 이들은 임금의 50%를 가압류당했고, 김 열사 등 간부 7명은 자택을 가압류당하기까지 했다. 마지막 수단으로 김 열사는 2003년 6월 11일 85호 크레인의 30m 상공에 올라 투쟁에 나섰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투쟁 129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간 손배·가압류는 지금도 노동자를 괴롭히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30여 년간 사측이 노동자 앞으로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누적 3160억 원에 달한다. 노조법에 달린 ‘쟁의로 인한 회사의 손실을 보전’ 조항이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셈이다. 지난해 51일간의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던 경남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는 사측이 선박 진수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노조 집행부 5명에게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은 폭력·파괴행위로 인한 손해를 제외한 노동쟁의 중 손해는 책임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외 원청 소속이 아닌 노동자 일부의 원청 교섭권 확보 등이 내용에 포함됐다. 1993년 입사해 김 열사 등의 고통을 직접 목격한 심진호 금속노조 HJ중공업지회장은 “김 지회장, 곽재규 열사(같은 해 10월 30일 자결) 등 선배들 모두 손배 때문에 괴로워했다. 9년 뒤 최강서 열사 또한 손배 탓에 돌아가셨다”며 “지금도 합법적인 투쟁이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 손배를 걸어 노동기본권을 탄압하는 경우가 여전하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현장은 변한 게 없다. 노란봉투법을 통해 선배들 때와는 달라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경남 양산 솥발산 묘역에서 김주익·곽재규 열사 20주기 추모제를 지낸다. 오는 30일엔 HJ중공업 85호크레인 앞에서 20주기 사내 합동 추모제가 엄수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7. 7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8. 8“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10. 10“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7. 7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8. 8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9. 9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0. 10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