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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 발파에 집 흔들…이대론 못 산다” 고성 매정마을 주민의 읍소

양촌·용정산단 조성 현장 ‘시끌’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김용구 기자
  •  |   입력 : 2023-11-09 19:25:2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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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7만㎡ 규모 산 깎고 바다 매립
- 주민 “분진막 등 안전장치 없다”
- 작업 노동자도 숨져 수사 진행

“오늘만 암반 발파작업을 두 차례 했는데 집 문이 흔들릴 정도로 심한 진동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4년이나 이런 막무가내 공사를 계속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9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 양촌·용정 일반산업단지 조성 현장 인근 마을에 소음 등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현철 기자
9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 양촌·용정 일반산업단지 조성 현장. 양쪽 산을 깎고 가운데 바다를 매립하는 이 공사 현장은 십여 대의 덤프트럭이 암반과 흙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했다. 왼쪽 산은 암반이라 발파 작업이 한창이었고, 오른쪽 산은 뿌연 흙먼지로 뒤덮였다. 시공을 맡은 A 사는 총 8404억 원을 들여 157만4366㎡의 산단을 조성 중이다. 지난 1월에 착공, 2027년 준공이 목표다. B 사는 산단이 조성되면 해양풍력발전 하부구조물과 조선 생산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은 공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다. 현장에는 ‘시끄러워 못 살겠다! 네가 한번 살아봐라’ 등 시공사를 성토하는 현수막도 여러 장 내걸려 있었다. 매정마을 주민 강정남(여·78) 씨는 “암반을 깨는 폭음과 먼지로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하지 못할 정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을 주민 차도남(70) 씨도 “시공사로부터 마을발전기금을 받고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심할지는 몰랐다”며 후회했다. 실제로 공사 현장에는 울타리나 분진막 등 대기환경 저감장치가 없어 보였다. 현장에 동행한 고성 양촌·용정 일반산업단지 조성 군민대책위 관계자는 “공사 현장과 마을 사이에만 울타리를 설치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공사다. 산단 내 암반 발파현장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나 분진막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현장은 해경 수사도 받고 있다. 지난 3일 바다 석축 공사에 투입된 30대 잠수사가 작업 중 숨진 탓이다. 해경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위반 여부를 가리는 수사에 착수했다. 해경은 숨진 잠수사가 속한 도급업체의 안전 관리자 등을 불러 2인 1조 잠수, 적정 작업 시간 준수, 현장 감시자 배치 등 안전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부산고용노동청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다. 원청인 A 사와 도급업체 모두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이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안전상 문제점이 발견되면 원청과 도급업체 등이 사업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을 따져 관리·감독 책임 문제를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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