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쪽 찬 공기가 남쪽으로 유입되면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거나 1~3도를 밑돌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기온이 유지되다가 갑작스레 찾아온 강추위에 울산에선 첫 얼음이 관측되기도 했다.

부산 연제구 교대역 앞 교차로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추위는 14일 낮부터 점차 누그러져 평년 이맘때 날씨를 회복할 예정이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 면적 감소로 인해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지면서 평년보다 급격히 추운 날씨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13일 부산의 아침 최저기온은 2.3도, 낮 최고기온은 13도로 평년보다 4도 정도 낮은 기온 분포를 보였다. 울산과 경남 등에서도 평년보다 4~5도 가량 낮은 날씨가 이어졌으며, 특히 울산은 아침최저기온이 -0.2도를 기록해 올해 첫 얼음이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7일, 평년보다 4일 빠른 기록이다.

갑작스런 추위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근 기온 상승이 꼽힌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 상공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한대 제트기류가 불고 있다. 한반도를 비롯한 중위도 지역과 북극 등 고위도 지역의 기압차에 의한 빠른 공기 흐름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기온이 상승하자 제트기류의 속도가 줄어들었고, 위치도 이전보다 남쪽에 형성하게 됐다. 이로 인해 찬 공기가 덩달아 남쪽으로 유입되면서 한반도 등 일부 북반구 지역에 갑작스런 추위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제트기류 속도가 줄어든 탓에, 공기 흐름이 정체돼 찬 공기가 오래 머물게 되면 추위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는 현상도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올해 7월 북극에선 주로 해빙 가장자리에 생기던 폴리냐(얼음 구멍)가 이례적으로 해빙의 한 가운데 발생했다. 그만큼 북극의 얼음 두께가 지국온난화로 많이 얇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

통상 북극 해빙은 여름에 면적이 줄었다가 겨울철에 다시 그 면적을 회복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극 해빙 한가운데에 생긴 폴리냐를 두고 올해 겨울 한반도에 극단적 날씨가 나타날 것이라 우려한 바 있다.

실제로 10월 기준 해빙의 면적이 가장 작은 것으로 관측된 2020년 10월, 이듬해 2021년 1월 제주에는 1964년 기상청의 한파특보 운용 이래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북극의 온난화가 잡히지 않는 이상, 매년 겨울 극단적 추위는 계속 찾아올 전망이다.

지난 2021년 1월 57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제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