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 분석] 피해자 동의없이 공탁…형량 줄이기 위한 꼼수 전락

형사공탁특례 1년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3-11-16 19:46:54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지법 공탁금 전년비 25% ↑
- 실제로 감형 참작 판결 사례 논란
- 당사자 위한 제도 보완 요구 커져

피해자의 동의 없이도 피고인이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기는 형사공탁 특례 제도가 도입되면서 부산법원에서도 공탁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탁 특례 제도가 금전적 보상 보다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16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5~9월 부산지법 본원과 동부지원·서부지원에 납부된 공탁금은 총 2009억 원으로, 전년 동기(1600억 원) 대비 25%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역 법조계는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12월부터 도입된 형사공탁 특례 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형사 공탁은 피해자 성명, 주소 등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가능했다.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거나 피해자가 공탁을 위한 인적 사항 제공을 거부하면 돈이 있어도 공탁은 불가능했다. 동의를 구하지 못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등의 또다른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특례 제도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정보 없이 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 등만 적으면 공탁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특례 제도 도입 이후 법조계에서는 진정한 합의 노력 없이 거액을 공탁해 감형을 받아보려는 ‘꼼수 공탁’, 피해자가 공탁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힐 수 없도록 변론 종결 후 선고 전 ‘기습 공탁’ 하는 일이 생기면서 특례 제도가 피고인의 전유물이 됐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피해자가 찾아가는 공탁금액은 특례 제도 도입 전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지난 5~9월 부산법원의 공탁 출급금액은 1571억 원으로 전년 동기(2261억 원) 보다 되려 적어졌다. 결국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공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법조계는 법원이 공탁 여부를 양형에서 중대한 요인으로 삼기 때문에 일방적 공탁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변호사들도 피고인들에게 ‘공탁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조언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일단 공탁금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양형에 반영이 안될 때도 있지만 판결을 분석해 보면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지는 사건도 많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법원과 논의해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형사공탁 특례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국회는 형사공탁 특례 제도를 보완하는 공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변론 종결 14일 전까지만 형사공탁을 하게 하고, 공탁 수령을 거부하는 피해자가 공탁회수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법원이 피해자의 의사를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법무법인 예주의 김소연 대표변호사는 “합의보다 엄벌을 원하는 피해자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범행에 진지한 반성 없이 공탁금을 내고 겉으로만 피해 회복을 시도하려는 피고인들을 용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피해자가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법원이 양형 조사에서 피해자의 의사와 피고인의 진정성을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8. 8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9. 9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