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지선정위, 사업성 등 종합평가
- 여론조사·시민 숙의토론도 거쳐
- 강서구 “주민 뜻 무시 수용 불가”
- “또 표류할라” 자중 촉구 여론도
부산시가 15년 넘게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며 숱한 논란을 낳은 지역 내 교정시설 이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가동한 입지선정위원회가 23일 ‘강서구 통합 이전’이라는 정책권고안을 제출했다. 권고안은 강제력이 없는 데다 이전 예정지 주민과 정치권에서 강하게 반발해 사업 추진에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공론화 과정을 거친 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교정시설 이전 문제가 표류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자중을 촉구하는 여론도 비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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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 서의택 위원장이 23일 부산시청에서 정책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는 각각 강서구와 사상구에 있는 부산교도소·보호관찰소와 구치소를 강서구 대저1동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입지선정위는 시민 여론조사와 시민참여단 숙의 토론회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냈다. 입지선정위 서의택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현장 방문과 각종 자료 검토를 바탕으로 부산교정시설의 다양한 환경 여건과 현황을 충분히 인지했다. 이어 여론조사와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를 통해 공론화를 추진했고 심사숙고한 결과 정책 권고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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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강서구로 통합 이전을 권고한 부산구치소(왼쪽)와 부산교도소. 국제신문DB |
입지선정위는 사업성 등 여러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전안’이 구치소와 교도소를 각각 사상구와 강서구로 이전하는 ‘지역별 이전안’보다 여러 측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서 위원장은 “사상구 내에서 구치소를 이전하려면 산을 절개하는 수밖에 없다. 도심과 가깝고 넓은 부지를 찾기도 힘들다”며 “반면, 강서구 통합 이전 예정지는 넓은 평지인 데다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사업 추진이 더 용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과의 거리 등도 고려 요소였다. 서 위원장은 “지역별 이전안대로 추진할 경우 구치소~서부지원 구간은 통합이전안의 이전 예정지보다 물리적인 거리는 더 먼 것이 맞다. 그러나 현장 조사 결과 교통 체계 등을 감안한 ‘교통 거리’는 양쪽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강서구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부산시는 책임과 권한이 없는 임시 조직에 불과한 입지선정위원회를 앞세워 교정시설 전면 이전을 추진하는 일을 즉시 그만둬야 한다”며 “강서구는 주민 의사를 묵살한 채 내놓는 위원회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서성복 대저1동 통장은 “평생 교정시설을 품고 살아온 주민을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은 채 논의된 입지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 통합 이전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서명을 모아 법무부에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부산시는 각각 1973년, 1977년 건립한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해 2007년 업무협약을 체결해 이전 논의가 시작됐다. 시는 2007년 강서구 화전동, 2012년 강서구 명지동, 2018년 사상구 엄궁동, 2019년 강서구 대저동을 각각 이전 후보지로 제시했지만 주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온 권고안이어서 강서구 정치권은 반발 수위를 더욱 끌어올려 지역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럼에도 입지선정위는 더는 교정시설 이전 문제를 끌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냈다. 서의택 위원장은 “교정시설 노후화와 과밀수용이 심각해 인권 침해와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했고, 시민의 공론을 모은 권고안을 도출했다”며 “시민이 함께 만들어 낸 입지선정 과정의 경험과 자료가 상생의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