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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책 내용 단순히 읽어주지 말고 아이와 함께 말 주고받아요

슬기로운 부모교육 <9> 상호작용적 책 읽기

  • 이희란 부산가톨릭대학교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
  •  |   입력 : 2023-11-27 18:52:4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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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책 읽기’라고 하면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떠올리겠지만, 책 내용 그대로 읽어주기만 할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는 금방 흥미를 잃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어머니가 당신의 아이는 책을 읽자고 하면 바로 싫증을 내거나 한 권의 책조차 집중하지 못한다며 속상해한다. 물론 동화 구연을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꾸미거나 마치 배우의 대사처럼 재미있게 읽어주는 부모도 있겠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아직 문자를 익히지 못한 아이에게 책은 그림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장난감으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제일 재미가 없는 그 무엇일 수도 있다. 이야기책과의 만남이 아이가 글을 익히게 되는 첫 단계라고 한다면, 책은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의 수단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재미있는 그림으로 책을 접하는 과정에서 책과 그림은 말하기부터 시작해 세상을 배우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영유아 시기의 책 읽기는 ‘책과 놀기’ 또는 ‘엄마와 함께 책 놀이하기’쯤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책에 나오는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주인공처럼 소리 내어 따라 말하며 다양한 표현을 익히는 과정에서 읽기와 쓰기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아이는 책에 대해 부모와 말 주고받기를 하는 과정에서 ‘지금·여기’에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상위언어적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책에 집중하면서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므로 훌륭한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부모-아동 상호작용적 책 읽기의 목표는 아이에게 책을 통해 문자나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말하기’라고 정하는 편이 좋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는 단지 ‘책 읽어주는 사람’이 아닌, 책을 매개로 아이가 새로운 단어를 익히고 이해하고, 말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상호작용적 책 읽기의 핵심은 책 속의 그림을 보며 관련된 대상이나 내용을 주제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말을 주고받는 것이다. 특히 부모는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들어주고, 필요하다면 그것을 반복해 말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말을 부모가 따라 해주면 아이는 말하기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잘 몰라서 틀리는 경우가 있더라도 지적하거나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않아야 한다. 책 읽기가 하나의 놀이라면, 함께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 주어진 규칙을 따르기만 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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