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이 29일 오전 부산시청사와 부산경찰청사 사이 길에 마련한 ‘커피차’를 이용하는 모습. BNK부산은행 제공

29일 오전 부산시청사 내 사무실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인 공무원들은 밤사이 결정된 엑스포 유치 결과를 두고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유치 실패’의 결과보다는 119표를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29표를 받은 부산의 표 차이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30대의 직원 A 씨는 “그동안 시 등 부산 전체가 총력을 기울였지만, 예상외로 표 차이가 크게 나서 주변에서 모두 의외라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밤을 새운 동료도 많다는데, 엑스포 이야기에 대부분이 침울한 표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시는 이날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 주재로 긴급현안회의를 열었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덕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지역 현안을 더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졌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병윤 행정부시장은 “엑스포 유치 결과와 별개로 부산의 시정 현안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국회,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권 시 경제부시장도 “내년도 국비 확보뿐 아니라 각종 현안을 위해 국회 등과의 소통을 전방위적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부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야 한다”며 자리에 함께한 시 간부들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앞서 3급 이상 국장급 인사들은 지난 28일 밤부터 시청 7층 영상회의실에 모여 최종 발표 등을 지켜봤다. 투표 직전까지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처참한 성적이 전해지자 굳은 표정으로 하나둘 회의장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BNK부산은행은 시청사와 부산경찰청사 사잇길에 ‘커피차’를 보내 엑스포 유치에 노력한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에 나섰지만 가라 앉은 시청사 주변의 분위기는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