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 총장과 고위 공직자 등 사회 유력 인사를 사칭해 메신저피싱을 일삼은 이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는 동문회 등 모임 카페나 SNS를 톨해 자신이 사칭한 인물의 지인 연락처를 대량 확보한 뒤 범행에 활용했다. 경찰은 “각종 모임 회원 연락처를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올리면 범행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학교 총장·고위공직자 등을 사칭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강사나 해외 체류 중인 기업인 등 12명에게 1억7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수 백명에 달하는 인물들에게 범행을 위해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자신이 사칭한 인물의 지인에게 피해자를 소개 받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월 공직자를 사칭한 카카오톡 계정으로 “급히 중국이나 베트남에 송금해야 하는 데, 미국 출장 중이라 곤란하니 현지에서 사업하는 지인을 소개해 달라”는 내용을 지인에게 보내 베트남 현지에 머무르는 기업인을 소개 받았다. 이후 이 기업인에게 “돈을 보냈으니 베트남 화폐로 환전한 뒤 현지 계좌에 대리 송금을 부탁한다”며 베트남 화폐 3억 동(약 1650만 원)을 송금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A 씨는 범행을 하면서 ‘해외 송금의 경우에는 1, 2일 정도 지연될 수 있는데, 지금 바로 송금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 태국에서 불법체류하던 A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4대를 압수하고, 다수의 카카오톡 사칭 계정을 사용중지 조처했다. 수사 중 발생한 피해건을 파악해 2230만 원을 회수한 뒤 피해자에게 반환하기도 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포 계정을 제공한 이들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주로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이거나 해외 체류중인 사업가들로, 자신을 소개해준 대학 교수 등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다”며 “카카오톡 프로필은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인으로 보여도 개인정보나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직접 통화해서 확인해야 금융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