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무공을 밟고 다닌다고?” vs “해외손님에 오히려 홍보”

광복로 이순신 바닥 타일 논란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3-12-04 19:41:14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입구
- 4억 들여 보행환경 개선사업
- “얼굴에 침 뱉으면 어쩌려고”
- “과도한 엄숙주의 자제해야”
- 시민 사이서도 반응 엇갈려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입구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담긴 바닥 타일이 설치돼 논란이 인다. 중구는 용두산공원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연계해 역사 의식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바닥에 깔린 이순신 장군의 타일을 밟고 지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여론도 감지된다.
4일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입구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설치된 이순신 장군의 바닥 타일에 널빤지가 깔려 있다. 이원준 기자
4일 광복로에서 용두산공원로 진입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담긴 타일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타일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듯 널빤지가 장군의 얼굴을 가린 채 바닥에 놓여 있었고, 보행자들은 널빤지를 밟고 지나갔다. 50대 한 시민은 “뭔 공사인지 몰라도 빨리 마무리가 돼야 보행에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취재진이 ‘이순신 장군 타일’이라고 말하자 화들짝 놀라며 “아니 바닥에 이걸 왜 깔아 놓느냐. 이순신 장군 얼굴에 침 뱉고 쓰레기 버리고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구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광복로 일원 보행환경 개선사업’의 하나로 용두산 공원 전경이 포함된 타일 바닥을 설치하고 있다. 이 사업은 광복로 97~중구로 22 일대의 낡은 LED 조명과 맨홀 등을 교체하고, 디자인한 콘크리트 바닥을 설치하는 공사다. 4억23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이달 중으로 공사가 마무리된다.

문제는 이순신 장군의 그림 타일은 용두산공원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출입구 바로 앞에 설치돼 보행자의 발길을 피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구는 이순신 장군만 타일에 표현한 것이 아니라 용두산공원 전경을 그림 타일에 담은 바닥 공사를 진행하는데, 공교롭게도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이순신 장군의 타일이 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곳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지나는 곳으로, 장군의 타일이 바닥에 깔린 것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다. 이날 용두산 공원에서 만난 시민 A(80대) 씨 “굳이 밟을 수 있는 바닥에 민족 영웅인 이순신 장군 그림을 넣어야 하느냐”며 “일본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에 이런 타일을 설치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50대) 씨는 “관공서에서 이런 작업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수준”이라며 “문화적 역사적 소양의 부재가 문제”라고 언성을 높였다.

반면 이러한 주장 자체가 지나친 민족주의의 표현이자 자격지심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20대 대학생 C 씨는 “장군이 우리 민족에게 갖는 상징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일본인 관광객이 밟고 지나간다는 생각보다는 외국인에게 이순신 장군을 알린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20대 직장인은 “저 타일 바닥을 보고 ‘밟는다’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다소 신기할 따름”이라며 “벽면에 무리하게 장군의 형상을 새기지 않고 관광지와 어울리고, 보행로에 흡수될 수 있도록 바닥을 살린 콘셉트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산대 양흥숙(교양교육원) 부교수는 “이순신 장군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니 한국인들의 정서나 역사적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시민의 저항감 내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장군이 들어간 바닥 타일을 통해 역사 의식을 고취하겠다는 구의 사업 취지를 무작정 비판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세계 최대 규모 ‘아르떼뮤지엄’ 영도에 문 열었다
  2. 2“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3. 3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4. 4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5. 5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6. 6소설로 써내려간 사부곡…‘광기의 시대’ 부산을 투영하다
  7. 7“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8. 8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9. 9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10. 10해바라기와 함께 찰칵
  1. 1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2. 2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3. 3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서 역할할 것” 김두관 “李, 지선공천 위해 연임하나”
  4. 4채상병 1주기…與 “신속수사 촉구” vs 野 “특검법 꼭 관철”
  5. 5[속보] 군, 대북 확성기 가동…북 오물풍선 살포 맞대응
  6. 6尹탄핵청원 청문회 여야 격돌…고성 몸싸움에 부상 공방
  7. 7부산시, '제4회 적극행정 유공 정부포상' 대통령 표창 수상
  8. 8“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9. 9이승우 부산시의원 대표 발의 '이차전지 육성 조례안' 상임위 통과
  10. 10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3. 3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4. 4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5. 5“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6. 6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7. 7[속보]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기간 1년 연장
  8. 8체코 뚫은 K-원전…동남권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감(종합)
  9. 9결국 업계 요구 수용…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 1년 연장(종합 2보)
  10. 10정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 1년 연장(종합 1보)
  1. 1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2. 2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3. 3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4. 4해운대구서 사고 후 벤츠 두고 떠난 40대 자수
  5. 5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9일
  6. 6[속보]부산 해운대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상가로 돌진
  7. 7[뭐라노-이거아나] 사이버렉카
  8. 8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9. 9부산·울산·경남 늦은 오후까지 비…예상 강수량 30∼80㎜
  10. 10부산서 유치원생 48명 탑승한 버스 비탈길에 미끄러져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3. 3“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4. 4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5. 5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9. 9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쓰레기 더미서도 살려했지만…국가는 인간 될 기회 뺏었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