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통 뒤 천마산터널 교통량 증가
- 하루 1만대 잡고 23개월분 합산
- 市 “한전 탓에 지연…구상권 청구”
- 공사 “협약 늦어…우리 책임 아냐”
- “市 지연 알고도 대처 않아” 지적도
부산시가 사하구 장평지하차도의 개통 지연으로 인한 거액의 배상금을 예산으로 편성(국제신문 지난 5일 자 1면 보도)한 것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다. 특히 천마산터널 공사가 시작되고 5년 만에 장평지하차도 건설 사업의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가 지하차도의 준공 지연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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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사하구 장평지하차도의 개통 지연으로 천마산터널 사업자 측에 준공지연 배상금 120억 원을 물려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6일 장평지하차도의 장림동 출입구.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6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장평지하차도(전체 길이 2.31㎞·을숙도대교~장림고개) 개통 이후 천마산터널의 하루 교통량이 지하차도 개통 전보다 약 1만 대가 증가하면서 천마산터널 민간사업자에게 준공지연배상금 총 120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2월부터 천마산터널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할 준공지연배상금 책정을 위해 교통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장평지하차도 개통 전 통행량은 하루 약 2만2000대 였으나 후에 3만2000대로 증가했다. 매일 1만 대의 차량이 준공 지연기간(23개월) 동안 천마산터널에 추가 지불했을 요금(소형 1400원·중형 2400원·대형 3200원)을 추산한 결과 약 120억 원이 나온 것이다. 시는 이를 2025년까지 사업자 측에 분할 납부해야 한다.
시는 이번 예산 편성과 관련해 지하차도 건설 과정에서 한국전력공사의 지장물 이설이 지연되면서 준공이 늦어졌기에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해 준공지연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공사를 위해서는 먼저 한전이 장평지하차도 공사 구간 내 송전선로(1863m) 이설을 2019년 9월 완료해야 했지만 이 작업이 14개월 지연되면서 준공도 늦어졌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전은 시가 2011년 민간 사업자와 먼저 협약을 맺은 뒤, 2015년 한전과 선로 이설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한전의 귀책 사유는 없다는 논리로 맞선다. 시는 천마산터널 개통 후 2년 내 장평지하차도를 준공하겠다는 실시협약을 2011년 민간사업자와 맺었다. 천마산터널은 2019년 3월 개통했기 때문에 장평지하차도는 늦어도 2021년 3월 개통했어야 한다. 그러나 장평지하차도 공사가 길어지면서 23개월 늦어진 지난 2월에야 개통했다.
문제는 시가 지장물 이설 문제가 아니라도 지하차도 준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도 대처 없이 있다 배상금을 물려 줄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실제 천마산터널 공사가 시작된 2012년에야 장평지하차도는 국비 확보를 위한 국토교통부의 ‘대도시권 혼잡도로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장평지하차도는 ‘대도시권 혼잡도로 사업계획’에 포함된 뒤에도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실시설계용역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고 2016년에서야 착공했다. 천마산터널의 공사가 한창이던 때 착공이 시작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민간 사업자에게 큰 규모의 배상금을 물어주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닌 것은 맞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장평지하차도는 25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어서 국비 확보 없이는 사업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마산터널 역시 협약을 할 때는 사업이 이미 많이 진행돼 지하차도 준공 지연에 따른 배상금을 우려해 시가 사업을 파기하면 이에 따른 배상금이 훨씬 더 많은 것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