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운영방식 변경 고려하는 중
- 망미 비콘그라운드 실효성 논란

부산시와 기초 지자체가 청년층의 창업을 돕겠다면서 추진했던 사업들이 부실한 성과로 인해 좌초 위기에 놓였다. 부산 연제구의 창년창업센터에 입주한 업체의 매출은 사실상 0원 수준이고, 부산시가 거액을 들여 조성한 비콘그라운드는 이용률이 저조해 예산 낭비 논란마저 불러온다.
연제구는 동해선 거제역 인근의 연제청년창업나래센터(사진) 운영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센터는 2021년 6월 문을 열었고, 구는 매년 1억8000만 원의 운영비를 지급하면서 센터를 위탁 운영했다. 센터는 월 5만~10만 원의 저렴한 가격에 스타트업 등 기업에 사무실을 제공하고,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개최해 청년 창업가의 네트워크 형성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32개 입주 업체 중 요식업체 4곳을 제외한 나머지 입주 업체의 매출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구와 센터는 입주업체의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구의회 김현규 의원은 “창업센터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입주 전후 기업의 매출 변화 및 성장 수준, 지역 고용 기여도, 투자금 확보 여부 등의 정보 분석이 필요하다”며 “센터는 몰라도 구는 업체의 매출도 파악하지 못한 채 2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의 성과를 어떻게 증명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센터 측은 매출이 있어도 업체들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내역을 밝히지 않는 탓에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구 관계자는 “새 위탁업체 모집에 맞춰 입주 기업의 매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등 변화를 시도 중”이라고 해명했다.

수영구 망미동 번영로 아래에 있는 비콘그라운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시는 2020년 국·시비 90억 원을 투입해 컨테이너형 복합 생활문화시설로 이곳을 만들었다. 부산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는 이곳에는 청년 창업지원 시설 11개 방이 있는데, 지난 7월까지 4개가 공실이었다가 지난 10월에 입주 공고를 내고서야 만실이 됐다. 그러나 1인 기업이 많아 사무실이 자주 비는 통에 썰렁한 분위기다.

부산시의회 김형철(연제2) 의원은 “특화 거리처럼 유사한 분야의 시설이 모여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비콘그라운드는 고가도로 아래에 다소 생뚱맞게 있다보니 주변과의 연계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애초부터 공간 구성이 미흡했기에 예겨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1, 2인으로 구성된 업체의 특성상 사무실을 유동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낮 시간에도 사무실이 비어 있을 수 있다”며 “비콘스퀘어 전반에 활기가 돌 수 있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