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물단지 취급에 우려 목소리
- 수영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도
- 임대 계약 끝나 잠정중단 예정

부산 사상구가 경전철 사상역 일대 녹지 광장 조성 사업과 맞물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사상 인디스테이션(사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지역 인디 문화 거점공간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어 지역 청년 예술판이 좁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구는 최근 부산시에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에 있는 사상인디스테이션 이전을 정식 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소요 예산은 약 45억 원이고, 이전 대상지는 200ｍ 떨어진 경부선 사상역 앞 공영 주차장 일부 구역이다. 사상인디스테이션은 2013년 개관해 10주년을 맞은 인디 상설 공연장이다.

구가 이전을 요청한 것은 경부선 사상역 일대 녹지 광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구는 2024년부터 삼락생태공원과 경부선 사상역을 연결하는 녹지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녹지 광장 한가운데 인디스테이션이 있어 통행이 불편해지고, 노후화로 도시 미관도 해친다는 것이다.

시는 구의 요청에 난색을 표한다. 최초 설치비(20억 원)의 두 배 이상인 이전 비용을 감당하긴 무리라는 것이다. 또 이전 대상지가 철도 운행의 안전을 위해 비워둬야 하는 철도보호지구를 침범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구비로 소요 예산을 확보하고 건축 가능 여부를 다시 검토하라는 취지로 공문을 회신했다”며 “인디스테이션이 녹지광장 내 특색 있는 상징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 인디 문화 거점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상인디스테이션 뿐만 아니라 개관 10주년을 맞은 수영구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도 바람 앞 촛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도시철도 2호선 민락역에 있는 센터는 이달 중 부산교통공사 맺은 임대차 계약이 끝남에 따라 운영이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민간위탁사 락인코리아가 다시 운영을 맡으려면 문화재단의 민간위탁 공모와 교통공사의 공개입찰 등 반년 가까이 걸리는 과정을 거쳐야 해 운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김종군 센터장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대중음악상 등 굵직한 성과는 내고, 외국까지 인지도가 생겼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막막하다”며 “인디 밴드와 극단 등 입주단체도 연습공간을 잃고 흩어졌는데 대안 공간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