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맞은 갑진년 신년 해돋이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한 일출 명소 곳곳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빌었다. 

1일 오전 6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은 가족 친구와 함께 해돋이를 맞이하러 온 시민으로 붐볐다. 일출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았지만 일대 주차장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어둑어둑한 밤하늘 아래서도 시민은 밝게 빛나는 조형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특히 청룡 캐릭터 ‘福바드라곤’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에서 붉은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자 기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근 호텔 발코니에서도 숙박객이 해돋이를 지켜봤다. 

구름으로 가려진 해가 오전 7시55분 떠오르자 시민은 환호성을 질렀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도 다양한 언어의 감탄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현장에서는 맑은 하늘과 비교적 따뜻한 기온이 겹쳐 해돋이를 감상하기에 역대급으로 완벽한 날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해운대구의 온도는 최저 4도, 최고 11도를 기록했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가족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해돋이를 보러 온 이진욱(12) 군은 “코로나가 끝나 가족과 함께 해맞이 행사에 왔는데 날씨가 너무 완벽했다. 첫해를 보며 내년에도 엄마 아빠와 더 많이 놀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독일인 관광객 사샤 오멘(38) 씨는 “해운대에서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한국에 도착했다. 오는 4월에 딸이 태어나는데, 딸과 함께 다시 해운대를 찾아 해돋이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서구 송도해수욕장 ▷남구 오륙도 스카이워크 광장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 주차장 ▷금정구 윤산 ▷연제구 배산 등에서도 해돋이 축하 공연과 떡국 나눔 행사 등이 열렸다. 경찰은 이날 부산지역 해맞이 행사에 10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울산 간절곶에도 15만 명(울주군 추산)의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일출 예상 시간이 지나서도 짙게 깔린 구름은 좀처럼 걷히지 않았고, 해는 볼 수 없었다. 해를 기다리던 방문객들은 일출 카운트다운이 끝나도 해가 나타나지 않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 진주에서 온 김영숙(여·53) 씨는 “전날 저녁 도착해 밤을 꼬박 세웠다. 해는 보지 못했지만 이곳에 설치된 여의주 풍선을 보고 가족 건강과 행운을 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