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일 180일 전’ 명시한 조항
- 선거운동 자유 제한한다며 신청
- 위헌땐 1심 판단 달라질 가능성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또다시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한 것으로 국제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는 교육감 단일화에 당내 경선 규정을 준용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신청(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3일 자 6면 보도) 이후 두 번째 대응으로, 코너에 몰린 하 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부산고법 형사2-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하 교육감의 변호인이 공직선거법 89조 2항,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9조 1항 등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신청을 했다고 7일 밝혔다. 하 교육감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포럼을 설립하고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재판에 적용 중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놓고 재판부가 직권 또는 소송당사자의 신청으로 판단해 헌법재판소에 해당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해달라고 요청하는 권한이다.

하 교육감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해당 법 조항이 헌법을 위반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재판부에 이 같은 신청을 냈다. 이는 현수막 설치 금지,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등 배부 금지 기간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90조·93조 1항에 준용된 ‘선거일 전 180일’이라는 기준도 선거운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판단에 따라 ‘120일’로 개정됐기 때문이다.

하 교육감은 ▷유사선거기관 설치 혐의 ▷6·1 지방선거 180일 전인 2021년 12월 3일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 교육감의 1, 2차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헌법재판소가 심사해 위헌으로 결정하면 1심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오태원 북구청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150만 원)을 받은 뒤 항소심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제청했다.

앞서 하 교육감은 포럼을 만든 것은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으로, 이는 정당의 당내 경선과 사실상 비슷한 기능을 하는 데도 교육감선거에서는 선거운동의 법적 보장이 없다면서 이미 1차 위헌법률심판을 항소심 재판부에 신청했다. 하 교육감은 1심에서 검찰 구형량과 동일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변호인단을 교체하면서 법리 대응을 대폭 강화했다. 이후 하 교육감의 변론은 부산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박형준 부산시장의 ‘4대강 사찰 허위 발언’ 무죄 확정을 이끌어 낸 법무법인 나침반 이덕환 변호사가 합류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 공직선거법 선거운동에 관해 채택하고 있는 각종 제한과 규제는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한다”며 “일부 조항은 헌법에 위반한다고 보고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