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업 중 몰래 녹취한 교사 발언…대법 “아동학대 증거 인정 불가”

부모가 아이 책가방에 녹음기…대법 “공개 안 된 대화에 해당”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1-11 20:09:33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교사 유죄 나온 원심판결 뒤집어

부모가 아이 책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몰래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다면 형사재판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아동학대 사건의 증거수집 능력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하급심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년 3월부터 5월까지 자신이 담임을 맡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다”고 말하는 등 16차례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학생의 어머니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아이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수업 내용을 녹음했고, 이를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 사건은 몰래 녹음한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증거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심은 교사의 수업은 공개된 대화에 해당한다며 증거로 인정해 A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교사의 수업 내용은 공개된 대화에 해당하며 증거 수집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 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한다”며 “이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교사의 수업 시간 중 발언은 교실 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다”며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 관계자는 “ 교실 내 발언을 학생의 부모가 녹음한 경우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현재 교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학부모의 무단 녹음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번 판결은 교육활동 중 불법 녹음 행위 등이 근절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하지만 “아동은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상황 표현 능력이 부족해 몰래 녹음하는 것 외에는 아동학대를 밝힐 증거를 수집할 방법이 없다”는 이전의 하급심 판결 기조에 동의하면서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