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버스·동해선 등 환승 불가
- 앱 사용·선결제 시스템도 한 몫
- 무료 승차권 이벤트도 역부족
부산교통공사가 야심차게 도입한 모바일 승차권의 이용률이 낮아도 너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도입한 모바일 승차권의 이용률은 0.1%라고 14일 밝혔다. 교통공사에 따르면 부산도시철도 이용객 중 절대 다수(96.3%)는 교통(신용)카드를 이용한다. 일회용(QR) 승차권 이용자(3.6%)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11일 기준 모바일 승차권 가입자 수는 1만5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8, 9, 10일 조사 결과 하루에 1500명 남짓이 모바일 승차권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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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는 부산교통공사의 앱. 김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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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승차권이 외면받는 이유는 교통카드 이용 때보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앱을 깔고 선결제를 하는 등 과정이 교통카드 이용보다 불편하기 때문에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백패스 혜택이 적용되지 않고 시내버스·동해선·부산김해경전철과의 환승도 불가능해 모바일승차권 이용률이 바닥을 헤매는 것으로 보인다.
교통공사는 지난 8월 이용객 빅데이터 수집 등을 목적으로 3억7000만 원을 들여 모바일 승차권을 도입했다. 가입자 정보를 기반으로 승·하차역을 조사해 마켓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통해 20대가 많이 이용하는 역을 분석한 뒤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상점의 입점을 유도하는 근거 자료로 이용하려 한 것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는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이에 교통(신용)카드 활용이 힘든 일부 계층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부의 판단이 있었다”며 “궁극적으로는 1회용 승차권을 흡수시켜 각종 비용 절감의 효과도 거둘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앱 가입자를 대상으로 ‘생일 축하 승차권’ ‘10+1 무료승차권’ ‘교통공사 기념일 승차권’ ‘앱가입 무료승차권’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용장벽을 없애기 위한 비회원 승차권 도입을 논의 중이다. 자동으로 적용되는 다자녀 가정 할인(50%) 승차권도 올해 3분기 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방안이 실제 이용률 상승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한 마켓팅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결제·이용 플랫폼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승객 편의를 최대한으로 유지해야 된다”며 “환승이 안되는 상황에서 교통(신용)카드보다 이용이 불편한 단점을 없애는 게 (무료승차권 배부보다) 우선일 것”이라고 지적했다.